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철학의 역사]어떻게 살 것인가, 철학자에게 물어봐

■나이절 워버턴 지음, 소소의책 펴냄




기원전 399년 그리스 아테네의 현자 소크라테스가 사형 선고를 받았다. ‘아테네의 신들을 섬기지 않을 뿐 아니라 말이 너무 많아 젊은이들을 타락시킨다’는 죄목 때문이었다. 소크라테스는 무릎을 꿇고 감형을 구걸하는 대신 자신이야말로 사람들의 무지를 일깨우는 ‘아테네의 양심’이라고 당당하게 주장했다.

소크라테스의 이 변론은 제자 플라톤에 의해 ‘소크라테스의 변명’이라는 책으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 약 2,400년 전에 쓰인 이 책은 오늘날까지 ‘서양철학의 고전’으로 불리며 널리 읽히고 있다.


신간 ‘철학의 역사’는 고대 그리스의 소크라테스부터 현존하는 석학인 피터 싱어까지 서구철학이 지나온 길을 되짚는 교양 입문서다. 영국의 철학자이자 팟캐스트 운영자로 대중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는 나이절 워버턴이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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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개의 장(章)으로 구성된 이 책은 각 챕터마다 10쪽 안팎의 짧은 글로 철학자를 한 명씩 소개한다. 소크라테스와 임마누엘 칸트, 프리드리히 니체 등 정통 철학자뿐 아니라 찰스 다윈 같은 생물학자도 소환된다. 창조론의 신화를 뿌리에서부터 뒤흔든 ‘종의 기원’은 어떤 철학 서적보다 당대의 지적 논쟁에 깊은 영향을 끼쳤다는 이유에서다.

저자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상가의 이론과 삶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궁극적으로 ‘과연 신은 존재하는가’ ‘어떻게 살 것인가’ ‘죽음을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등 인간 사회를 둘러싼 실존적인 문제에 관한 해답을 찾아 나간다.

철학에 관심은 있었으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엄두가 안 나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독자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다. 잽을 날리듯 간결하게 쓰인 문체도 대중 교양서를 표방한 책의 성격에 잘 어울린다. 2만1,000원.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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