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소속의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2일 지소미아(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가 폐지될 경우 미국이 한국을 배제하고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동북아 안보질서를 개편해 제2의 애치슨라인이 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애치슨 라인은 6·25 발발 전인 1950년 1월,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딘 애치슨(사진)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공산주의의 팽창에 대항해 주장한 대공 저지선으로 한반도는 제외돼 있어 북한이 남한 침공을 결정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이날 윤 위원장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은 계속 외교부를 통해 우리 정부에 절대로 교차오염(cross contamination)을 시키지 말라고 한다”며 “즉, 경제문제를 안보영역까지 끌어들이지 말라는 게 미국의 입장”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위원장은 “우리가 계속 이런 식으로 교차오염을 시키면 미국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동맹이라며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며 “일본 입장에선 이참에 한국을 배제하고 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동북아 안보질서를 다시 짜려 해서 1950년의 애치슨 라인처럼 제2의 애치슨 라인이 그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윤 위원장은 “지소미아는 필요하다”며 “우리나라가 일본 만큼 미사일 탐지 능력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북한이 7월 25일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한국 합동참모본부는 430㎞를 날아갔다고 했다”며 “그런데 다음날 600㎞로 수정한 이유는 일본 정부로부터 정보를 제공 받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일본이 오히려 한국으로부터 휴민트 정보를 더 많이 얻는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는 “휴민트(HUMINT) 정보는 이제 거의 없다”며 “휴민트는 옛날 정보로 지금은 거의 작동을 안 한다”고 했다.
윤 위원장은 “결국 이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총리가 대화를 통해 풀 수밖에 없고 그런 의지가 있어야 미국도 중재할 수 있다”며 “미국의 중재를 원한다면 미국의 부정적 인식을 불식시키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