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바다·실외수영장이나 운동장 등에서 강한 햇볕(자외선)에 노출돼 화상을 입는 환자가 늘어나는 시기다. 정오 무렵의 강한 햇볕이 닿은 피부는 빨갛게 되고 부종이나 막이 얇은 수포가 생긴다. 열이 나고 화끈거리며 심할 경우 두통·발열이 동반된다.
일광화상의 대표적 증상인 피부 빨개짐과 통증은 일광 노출 2∼6시간 후 시작돼 24시간 후 최고조에 이른다. 피부가 벌겋게 보이는 이유는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표피 바로 밑의 모세혈관이 팽창되기 때문이다. 계속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세포가 멜라닌 색소를 만들어 검게 그을려 보인다. 발적·통증만 있는 1도 화상은 자가치료가 가능하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태양광선이 가장 강한 오전10시~오후3시까지 외출을 피하는 게 좋다. 햇빛이 강한 야외로 나갈 때는 긴소매 옷과 모자를 이용한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자외선차단지수(SPF)가 15 이상이고 자외선A·B를 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태양광선에 노출되기 30분 전에 미리 바르고, 수영을 하거나 땀을 흘린 뒤에는 다시 발라준다.
냉찜질은 일광화상 증상을 완화한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먹고 되도록 환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도록 한다. 물집을 터트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이 감염될 수 있으므로 건드리지 않는 게 좋다.
열탈진(일사병)은 더운 환경에 상당시간 노출됐으나 수분·염분을 적절히 섭취하지 못해 발생한다. 노년층에서 흔하다. 다량의 땀 흘림과 창백해짐·두통·구역·구토·어지럼증 등을 호소한다. 피부가 차고 젖어 있으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서늘한 곳에서 쉬면서 염분이 포함된 시원한 음료를 마시고 찬물로 샤워하는 게 좋다. 증상이 심하면 병원에서 수액을 통해 수분·염분을 보충한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중추가 땀을 흘려 체온을 떨어뜨리는 기능을 잃어 발생한다. 대개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오르고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다. 체내 장기들이 과열돼 기능을 잃게 되므로 열 관련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응급상황이다. 심한 두통·어지러움·구역질 증상을 보이며 의식을 잃기도 한다. 빨리 응급실을 찾아 체온을 정상으로 낮추는 게 중요하다. /박인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