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한일갈등으로 답답한 국민들에 통쾌한 '승리의 역사' 전할겁니다"

■7일 개봉 '봉오동 전투'서 독립군 연기한 유해진

교과서에 짤막하게 소개된 전투

바위 같은 시나리오 읽으며 감동

시국 상관 없이 작품의 힘 믿어

선조 희생 되새기는 시간 됐으면

배우 유해진배우 유해진




영화 ‘봉오동 전투’의 스틸컷.영화 ‘봉오동 전투’의 스틸컷.


“시나리오를 읽으며 느꼈던 통쾌하고 뭉클한 감정이 관객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질 것입니다.”

7일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에서 독립군 황해철을 연기한 배우 유해진(49·사진)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한일갈등으로 인한 국민들의 답답함을 통쾌하게 해소할 만한 작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봉오동 전투’는 1920년 6월 중국 지린성에서 한국 독립군 부대가 일본군을 통쾌하게 무찌른 전투를 담는다. ‘암살’ ‘밀정’ 등 일제강점기를 다룬 기존의 한국영화들이 엄혹했던 시대의 그늘에 집중한 것과 달리 제국주의의 탄압 속에서도 빛나는 승리를 일군 선조들의 활약을 그린다.

유해진이 연기한 황해철은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새털처럼 가볍다’는 문구가 새겨진 항일대도(抗日大刀)를 들고 다니며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벤다. 유해진은 “시나리오가 묵직하고 단단한 바위 같은 느낌을 품고 있었다”며 “역사 교과서에 짤막하게 소개된 봉오동 전투를 깊이 있게 묘사하면 ‘승리의 역사’를 그리고 싶었다는 감독의 의도도 잘 살아날 것이라 믿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나이가 들수록 작품 선택을 할 때마다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작품처럼 근현대사를 다룬 시대극에 자꾸 관심이 가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최근 일어나는 일련의 상황에 영화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는다”며 “영화는 영화 자체의 힘으로 관객과 만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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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하나 꼽아 달라는 질문에 그는 산속의 동굴에서 황해철이 독립군들을 모아놓고 일장 연설을 펼치는 대목을 꼽았다. 유해진은 “그 장면에서 황해철이 ‘나라를 빼앗긴 설움이 우리를 이렇게 모이게 만들었단 말이야’라고 외치는 순간 가슴이 울컥해지더라”며 “돌려서 얘기하는 대신 (다소 투박하더라도) 직설적으로 돌진하는 이 영화의 매력이 그대로 살아 있는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비장하기 이를 데 없는 영화지만 유해진은 특유의 넉넉하고 푸근한 유머로 유쾌한 활기를 불어넣는다. 황해철이 독립군 분대장 이장하(류준열 분)나 저격수 마병구(조우진 분)와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들 가운데 객석에 의외의 웃음을 안기는 대목이 적지 않다. 유해진은 “아무리 치열했던 전투를 다루는 영화라고 해서 계속 무게만 잡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그렇다고 시종일관 웃기기만 해도 안 되니 상반된 분위기 사이에서 균형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액션 장면이 유난히 많이 등장하는 이 영화에서 유해진을 비롯한 배우들은 험한 산속을 헤집으며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을 펼친다. 유해진은 “평소 일주일에 한두 번씩 등산을 다닌 것이 이번에 큰 도움이 됐다”며 “함께 출연한 류준열 배우는 ‘산신령’ 같다고 놀리기도 하더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유해진은 광복절을 앞두고 개봉하는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목숨을 건 선조들의 희생을 감사히 되새기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그는 “승리의 역사를 이끈 결과만큼이나 그 과정 속의 희생에 주목하는 영화”라며 “오늘 우리가 누리는 소중한 일상은 독립군의 희생으로 쌓아올린 것이라는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제공=쇼박스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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