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멕시코인 6명이 사망한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이번 사건을 “미국 내 멕시코인들에 대한 테러”로 규정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이번 사건을 멕시코계 미국인 커뮤니티와 미국 내 멕시코인에 대한 테러로 본다. 관련자들에 대한 테러 혐의 고발 등 법적인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발언하며 이같이 말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백인 남성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21)는 범행 전 커뮤니티에 “이번 공격이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하는 성명서를 올린 바 있다.
엘페소는 멕시코 시우다드후아레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도시로 멕시코계 주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다. 또 최근 주말에는 인근 멕시코인들이 국경을 넘어 자주 쇼핑을 하러 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사건으로 총 20명이 숨지고 26명이 부상 당했으며 멕시코 정부는 전날 “이 사건으로 멕시코인 6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이날 “용의자뿐만 아니라 총기 판매와 관련이 있는 이들에게도 책임을 묻겠다”면서 “필요할 경우 범죄인 인도도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미국 정부에 이러한 종류의 증오 범죄를 규탄할 것을 요청하는 외교 공문을 보낼 ”이라며 “아울러 미국 내 히스패닉계 주민들을 보호할 방안을 관련국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이날 미초아칸주 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엘패소 총격 사건을 언급하며 “사회적인 문제는 절대 무력 사용이나 증오 조장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마르타 바르세나 미국 주재 멕시코대사도 “이번 사건이 엘패소 내 멕시코계와 라틴계 커뮤니티를 대상으로 한 공격이라는 사실은 끔찍하다”며 “외국인을 증오하고 인종을 차별하는 언어는 중단돼야 한다”고 규탄하기도 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