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트럼프가 총기난사 유발" 불붙은 책임론

"대통령이 인종차별 부추긴다"

민주 대선주자들 비난 쏟아내

트럼프, 주말 골프장行 논란 속

5일 '재발방지 성명' 발표 예정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한 후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돌어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건의 총격사건이 발생한 후인 4일(현지시간) 백악관으로 돌어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워싱턴DC=AFP연합뉴스



주말 사이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와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한 대규모 총기난사 사건으로 8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가운데 미 정치권을 중심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책임론이 번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인종주의를 묵인하거나 이를 조장해 총기범행을 부추겼다는 것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총기규제와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가 정치권의 이슈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은 4일(현지시간) “29명의 목숨을 앗아간 2건의 총기난사 사건이 미 정치권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날 저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고향이 엘패소인 베토 오로크 전 민주당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이 나라에서 더 심한 인종주의를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고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도 “(우리는) 백인 민족주의에 호소하는 외국인 혐오자 대통령을 갖고 있다”고 공세에 가담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수차례 인종차별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에는 흑인 중진인 일라이자 커밍스 민주당 하원의원을 ‘잔인한 불량배’로 칭했고 민주당 유색 여성 하원의원 4명을 겨냥해 “너희 나라로 돌아가라”고 말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 2017년에는 백인 우월주의 집회 참가자들을 “매우 멋진 사람들이 행진했다”고 두둔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전날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술집 앞에 5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촛불을 놓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데이턴=신화연합뉴스전날 총기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의 술집 앞에 5일(현지시간) 시민들이 촛불을 놓으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데이턴=신화연합뉴스


이번 총격사건이 벌어진 주말의 처신도 논란이 됐다. 정치전문 매체 더힐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말에 뉴저지주의 한 골프클럽에 머물렀다”며 “3일 이곳에서 열린 결혼식에 참석해 신부 옆에 서 있는 사진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왔다”고 전했다. AP통신은 그가 엘패소 총격에 관한 첫 트윗을 올린 지 14분 뒤 자신의 지지자인 UFC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는 트윗을 남기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트럼프 대통령도 진화에 나섰다. 그는 “증오는 우리나라에 발붙일 곳이 없다. 우리는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며 재발방치책을 내놓을 것임을 시사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5일 성명을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한편 주말에 총기를 난사한 용의자 2명은 각각 사전에 대량살상 계획을 준비하고 사건을 일으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망한 오하이오주 총기사건 용의자인 24세 백인 코너 베츠는 범행 당시 최소 100발 이상의 총알을 장전하고 방탄복을 착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테러’ 사건으로 규정된 엘패소 사건의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어스는 사형선고가 가능한 가중 일급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김영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