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克日해법으로 ‘남북경협 카드’ 꺼내든 文

"日 경제 넘어설 더 큰 안목 필요"

평화경제 통한 내수확대·외연확장 도모

김상조 8일께 5대그룹 부회장 만나

"기업과 상시 소통채널서 대책 논의"

文-기업총수 회동 가능성도 제기

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정부가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2차 대(對)한국 수출규제 이후 청와대와 정부는 ‘극일(克日)’을 위한 대책 마련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5일 극일의 해법으로 ‘남북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제시했다. 지난 2일 임시 국무회의에서 일본의 추가 경제보복에 대한 강력한 비판 메시지를 낸 지 사흘만에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방향을 ‘탈(脫)일본’의 방향을 제안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일본 경제를 넘어설 더 큰 안목과 비상한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평화경제’를 강조했다. 평화경제는 남북간 관계개선과 경제협력을 통해 동북아의 공동번영을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이 구상을 통해 내수를 확대하고 한국 경제의 외연을 확장해 한국 경제의 발전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평화경제를 통한 ‘극일’과 더불어 청와대 정책실 차원에서는 일본 수출규제의 직접적 타격을 받는 대기업과의 직접 소통을 늘리며 대응 방법을 논의하는 등 한일 무역전쟁에서 비롯된 경제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활로를 다양하게 모색하고 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은 오는 8일을 전후로 삼성·현대차·SK·LG·롯데 등 5대 그룹의 부회장급 인사를 만나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 실장은 이날 오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번 사태와 관련해서 주요 기업과의 상시적 소통채널을 열고 유지하면서 협의를 하겠다고 이미 말씀드렸다”며 이같이 말했다. 회동 날짜로는 8일이 거론되고 있지만 김 실장은 “날짜는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실장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청와대에 설치된 상황반의 반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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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실장은 지난 6월30일 일본 산케이 신문이 일본이 반도체 핵심소재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규제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한 직후부터 5대 그룹과 상시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실장은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을 뿐 5대 그룹 부회장들과 이미 다 만났고 전화도 수시로 한다”며 “기업과 상시적으로 소통 채널을 열고 협의를 해왔으며, 앞으로도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에서는 5대 그룹 측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결정이 2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미리 알리는 등 관련 논의를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실장이 5대 그룹 인사들과의 회동을 추진함에 따라 일각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기업 총수를 만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정부는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과도 활발히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제품 수입업체 및 수요업체 현황을 기업별로 나눠 파악하고 각 기업에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별개로 정부는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인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과도하게 커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 기업의 생산라인이 멈춰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 1,200개(품목)의 수도꼭지가 한꺼번에 잠길 수 있다고 (보도하는 것은) 명백한 오보다. 너무 과장하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언론에 당부했다.

양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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