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금수저와 흙수저가 어떻게 좋은 인간관계를 맺나요."

퇴근길인문학수업(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

'키워드로 알아보는 북유럽' 맡은 하수정 북유럽연구소장

보편성과 평범함이 이루어낸 북유럽 국가의 정신 이해하기

구성원 우열 가리기 대신 각자 장점발견위해 사회제도마련




“한 인격체가 독립적이며 자유롭게 성장할 수 있도록 정치적 사회적 제도가 잘 갖춰진 곳이 북유럽 국가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북유럽 사회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도 독립과 자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죠. 개인의 독립성과 자유가 건강한 인간관계의 출발점이니까요.”


하수정(사진) 북유럽연구소장은 국내에서 드물게 북유럽 국가를 두루 다니며 공부했다. 국내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노르웨이 덴레이센 데 혹스콜(민중대학교)에서 2년간 공부하고 스웨덴 웁살라대학교에서 지속가능 발전을 주제로 공부해 석사를 마친 그는 북유럽 사회를 지탱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관에 관심이 깊다. 한겨레신문사 경제연구소와 전략연구소 그리고 서울시장 연설비서관을 거쳐 북유럽연구소에서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그는 최근 본지와 만나 “한국이 가족 중심 사회라면 북유럽은 개인 중심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출신 지역이나 학교 등 성장배경이 자신이 꿈을 이루어나가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는 곳이 바로 북유럽 사회”라면서 “평범함이 사회의 가치관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회 제도가 구성원의 우열을 가리기보다 각자의 장점을 발굴해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유럽 사회의 이 같은 가치관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로 하 소장은 스웨덴의 현 수상인 스테판 뢰벤프를 꼽았다. 그는 “뢰벤프 총리는 어릴 적 부모에게 버림받은 고아인데다 입양된 집안의 형편이 어려워 벌목공, 용접공 등으로 일찌감치 취업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일을 하면서도 정치인의 꿈을 펼쳐나가는 데 어려움은 상대적으로 적었다”면서 “꿈을 실현해나가는 데 성장 배경이나 학벌 이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신 개인이 어떠한 꿈을 실현해나가고자 하느냐에 관심이 있고, 국가는 구성원 개인의 꿈이 실현될 수 있는 보편적인 복지제도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퇴근길인문학수업-관계(백상경제연구원 엮음, 한빛비즈 펴냄)>의 필진으로 참가한 하 소장은 북유럽 국가를 이해해보자는 취지로 기획한 ’키워드로 이해하는 북유럽’이라는 커리큘럼을 맡았다. 총 5개의 주제로 이루어진 원고는 ‘휘게를 아세요’ ‘신화의 땅, 북유럽’ ‘이케아의 정신, 이케아의 유산’ ‘평화를 추구했던 정신, 노벨상’ ‘권력에 의문을 제기하라’ 등의 목차로 구성되어있다. 그는 “북유럽의 신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완벽한 불멸의 팔방미인의 신들과는 거리가 있다. 북유럽신화 최고의 신 오딘 조차 애꾸이며 때가 되면 삶을 마감하는 유한한 존재로 인간과 닮아있다”면서 “신화조차도 평범함이 가장 보편적이고 위대한 가치라는 사실을 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공부를 더 하고자 준비하고 있는 하 소장은 “남북관계가 개선되면서 언젠가는 통일이 올 것인데, 남북 간의 통합이 화두로 떠오르게 될 것”이라면서 “독일은 통일된 지 올해로 3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동독과 서독 간의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인 만큼 지금부터 한반도 통일 후에 벌어질 남과 북의 통합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왜 하필 북유럽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냐?”는 질문에 그는 “스웨덴 인구의 4분의 1이 이민자의 후예이지만 평범함이라는 가치를 모두가 누릴 수 있도록 정치적인 제도가 마련되어 있다”면서 “내가 남보다 낫거나 부족할 것도 없다. 각자의 강점을 발휘해나가면 된다는 그들의 가치관이 어떻게 사회에 뿌리내리게 되었는지를 공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수저와 흙수저의 구분이 없어야 관계를 쉽게 맺어나갈 수 있다”면서 “평범함이 그리고 개개인의 자유가 소중한 가치로 자리할 수 있다면 사회갈등을 줄여나가는 데도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글·사진=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india@sedaily.com

장선화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