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물과 이산화탄소로 일산화탄소·메탄 등의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인공광합성 기술’에 쓰이는 촉매를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뭇잎이 햇빛을 받아 물과 이산화탄소로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 ‘광합성’ 과정과 유사해 ‘인공광합성’ 기술로 불린다.
특히 실험실에서 주로 쓰는 증류수가 아닌 불순물이 포함된 수돗물에서도 성능이 유지돼 실용화 가능성도 높였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민병권 국가기반기술연구본부장 연구팀이 지구 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바꿀 수 있는 기술인 인공광합성 기술의 새 촉매를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민 본부장은 “인공광합성 기술의 실용화 가능성을 더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공 광합성 기술의 핵심은 매우 안정된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다른 화합물로 전환하는 촉매다. 지금까지 여러 촉매가 개발됐지만 대체로 실험실 환경에서만 고성능을 보였다.
이에 연구팀은 물속에 있는 금속 불순물이 촉매에 증착돼도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탄소나노튜브(CNT)에 질소 원소가 함유된 탄소나노튜브 촉매를 개발했다. CNT 촉매의 이산화탄소 전환 성능은 고가의 은 촉매와 유사한 수준이지만 안정성은 훨씬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은 촉매는 수돗물에서 사용하면 20분 안에 성능이 80% 이상 떨어진 데 비해 CNT 촉매는 120시간 동안 안정적으로 제 기능을 했다.
수돗물에서도 이산화탄소를 일산화탄소로 안정적인 성능으로 바꿔주는 촉매가 나온 것이다. 그동안 이런 전환촉매로는 흔히 은 촉매가 쓰이지만 수돗물에서 사용하면 철 성분 때문에 성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 연구는 ‘응용 촉매 B : 환경’ 온라인 7월 22일자에 실렸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