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금값 연일 뛰는데 금펀드선 환매 러시

금값 이달에만 6% 이상 올라

연초이후 수익률 19.83% 달해

"이참에 정리" 석달새 481억 빠져

KRX 금시장에 투자하는 것보다

稅·수수료 부담 큰 점도 한몫




최근 안전자산 선호로 금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지만 금 펀드는 오히려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금값 상승으로 그간 지지부진했던 금 펀드 수익률이 회복되고 금값도 오를 만큼 올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점차 발을 빼고 있다는 분석이다. 투자자가 부담해야 하는 세금 및 수수료 등의 측면에서도 KRX 금 시장에서 투자하는 것보다 펀드의 매력이 덜하다는 견해도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8월물 금 가격이 전일 대비 2.4% 오른 온스당 1,507.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6.08% 상승한 수준이다. 국내 금값도 KRX 금 시장에서 1g당 5만9,230원을 기록하면서 또 사상 최고가에 도달했다. 이는 미중 간 갈등이 격해지고 국제 금융 시장이 불안해지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주요 국가들이 줄줄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통화완화 대열에 들어선 것도 금 선호를 높이는 이유다.


국내 설정된 금 펀드의 수익률도 껑충 뛰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12개 금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19.83%에 달하며 최근 3개월 동안 올린 수익률만 21.88%에 이른다. 현재 이 업체가 분류한 펀드 유형 중 3개월간 20%의 평균 수익률을 내는 것은 금을 제외하고는 없다. 개별 상품별로 보면 ‘블랙록월드골드(언헤지형)’가 연초 이후 39.31%로 수익률이 가장 높았고 ‘IBK골드마이닝’도 32.69%로 고수익을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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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작 투자자들은 최근 금 펀드에서 발길을 돌리는 모습이다. 금 펀드에서 최근 3개월간 481억원이 빠져나가는 등 자금 유출이 이어지며 총 설정액도 올해 연초 4,000억원대에서 최근 3,600억원대로 줄었다.

자산운용업계에서는 부진했던 성과가 최근에야 살아나자 투자자들이 서둘러 정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매니저는 “경기 침체에 대한 이슈가 있을 때마다 금 펀드를 주목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실제 수익률은 투자자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최근 수익률이 회복되자 이참에 정리하겠다는 투자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금값이 너무 가파르게 오르자 조정장이 오기 전 정리하겠다는 움직임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금 펀드는 금 시세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도 있지만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도 적지 않아 최근의 금 선호 현상과 다소 차이가 있다는 설명 역시 나온다.

한국거래소를 통해 금을 매입하는 것이 수수료 등의 부담이 덜하다는 점도 상대적으로 펀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보인다. 가령 펀드는 투자금액 대비 1% 내외의 선취 수수료를 내야 하며 차익에 대한 소득세(15.4%)도 부과된다. 반면 거래소에서 금에 투자를 하면 매매 차익은 과세되지 않고 사고팔 때 증권사 수수료만 부담하면 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481억원이 빠져나간 최근 3개월간 KRX 금 시장에서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규모는 약 246억원에 달한다.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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