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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뱅크샐러드도 550억 수혈…경쟁력 키우는 핀테크기업

시장 관심에 모집금액 2배 늘어

토스는 이달초 770억 투자유치

금융산업 판도변화 이끌지 주목




서비스 출시 2년 만에 가입자 400만명을 끌어모으며 돌풍을 일으킨 핀테크 업체 ‘뱅크샐러드’가 또다시 뭉칫돈을 수혈받았다. 최근 모바일 송금 서비스 업체인 ‘토스’가 770억원의 투자 유치를 이끌어낸 데 이어 뱅크샐러드까지 대규모 자금 수혈에 나서면서 핀테크 업체와 기존 금융회사들의 모바일 서비스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뱅크샐러드 운영사 레이니스트는 550억원 규모 시리즈C 투자 유치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투자를 주도하는 곳은 벤처캐피털(VC) 업체인 인터베스트이며 단독으로 100억원 안팎의 투자를 진행한다. 이밖에 기존 주주들인 컴퍼니케이·KB인베스트먼트·에이티넘·뮤렉스 등이 이번 라운드에 다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뱅크샐러드는 국내 최대 규모 금융상품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시작으로 현재는 신용등급 관리, 대출상품 추천, 건강검진 기반 보험상품 제안 등 다양한 서비스로 확장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매우 뜨거웠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300억원가량을 모집하려 했지만 투자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규모가 2배가량 커진 550억원 선에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평가받은 기업가치는 3,0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확보한 투자금은 오는 9월께 있을 대대적인 서비스 개편과 마케팅 확대, 정보기술(IT) 인력 충원 등에 지출할 예정이다.


이 같은 관심은 국내 핀테크 기업에 대한 갈증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시장에서 핀테크 스타트업은 전통 금융산업을 위협할 정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 핀테크 기업은 유독 성장세가 더뎌 두각을 나타내는 업체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정부가 의욕을 갖고 추진했던 제3인터넷은행 설립도 사실상 무산된 바 있다. 이 때문에 투자 역시 바이오나 일반 IT 서비스 산업에 비해 금융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는 규모도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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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반전됐다. 국내 유일 핀테크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기업인 토스는 8일 해외 기관 등에서 6,400만달러(약 77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평가받은 기업가치만 22억달러(약 2조7,000억원)로 매년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토스는 공인인증서가 필요없는 간편송금 서비스로 시작, 현재는 계좌·카드·신용·보험 등 조회 서비스와 예적금·대출 등 모바일뱅킹, 투자 서비스 등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토스와 뱅크샐러드의 이번 대규모 투자 유치에 전통 금융산업의 판도도 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토스와 뱅크샐러드는 같은 핀테크 기업이지만 결이 완전히 다른 회사”라며 “토스는 기존 금융권에 도전하지만 뱅크샐러드는 보완하는 존재”라고 밝혔다. 레이니스트의 현재 매출액은 50억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적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수익성에 대한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실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의 지난 2016년 매출액은 34억원이었지만 지난해 548억원으로 비약적으로 뛰었다.

다만 이들 기업이 자체적으로 금융상품을 내놓을 수 없어 결국 기존 금융회사들로부터 수수료를 받아야 수익이 난다는 점, 국내 소비자들이 금융 서비스에 수수료를 내는 데 인색하다는 점 등은 향후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호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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