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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매도 주춤...코스피 이틀째 상승]外人, 폭락장서 반도체 팔고 실적주 담아

이달 1조5,000억대 매도 이어오다

개장초 '사자'...소규모 매도로 마감

이달 들어 7월과 정반대 매매패턴

실적개선 기대 셀트리온 등 사들여

MSCI 8월 변경·환율 등이 변수될듯




외국인 매도세가 진정되면서 급락하던 국내 주식 시장이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급락장에 국내 주식을 내다 팔던 외국인이 서서히 브레이크를 밟는 모습이지만 개인투자자는 여전히 혼란스러운 상태다. 상승장으로의 방향 전환을 예고하는 것인지 잠시 쉬어가는 흐름인지 알 수 없어서다. 전문가들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의 8월 정기 변경과 원화 약세 흐름 등이 외국인의 매매패턴을 좌우하는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코스피 지수는 0.89% 상승한 1,937.75로 마감했다. 지난달 31일부터 7거래일 연속 순매도하던 외국인이 개장 초부터 매수 우위였지만 막판 팔자로 전환하면서 24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달 1조5,282억원을 팔아치웠던 흐름은 다소 둔화됐다. 달러 대비 위안화의 가파른 절하 우려가 줄어든 점이 외국인 매도세를 진정시켰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7월과 정반대 매매패턴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반도체주를 쓸어담았지만 최근 폭락장에는 오히려 하반기 실적 회복이 기대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반도체주를 대거 처분했다. 외국인은 올해 7월만 해도 한 달 간 삼성전자를 1조3,393억원, SK하이닉스를 6,611억원 사들이며 2조원가량의 반도체 대형주를 담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7월 외국인 순매수 1,2위 종목이다. 반면 이달 들어 반도체주에 대한 애정이 갑자기 식었다. 지난 8일까지 삼성전자를 7,588억원어치, SK하이닉스를 846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했다.


반도체 대장주가 빠진 외국인의 포트폴리오는 하반기 실적 개선이 유력한 우량 종목들로 채워졌다. 대표적인 종목이 셀트리온이다. 외국인은 8일까지 셀트리온 주식 934억원을 순매수했다. 셀트리온은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1.2% 하락했으나 하반기 실적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홍가혜 대신증권 연구원은 “5만ℓ 규모의 추가 설비 가동을 시작하고 2019~2020년 출시 예정인 유럽 램시마 SC, 미국 트룩시마 및 허쥬마 등의 신제품 생산 물량 확대로 하반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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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에 컨센서스를 뛰어넘는 호실적을 기록한 삼성SDI는 외국인이 폭락장에서 두 번째로 많이 샀다. 현대차증권은 ESS 국내사업 정상화와 자동차용 전지 고성장 등을 이유로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기존 29만원에서 31만원으로 높였다. 2·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2%나 급증하는 등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되는 한국항공우주와 저점 매력이 부각된 호텔신라도 이번 폭락장에서 각각 370억원, 342억원씩 사들였다

시장이 잠시나마 안정을 되찾으려는 모습이지만 외국인 매도세가 다시 가팔라질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글로벌 주가지수 산출기관인 MSCI의 8월 정기 변경에 따라 한국 비중은 0.3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1조5,000억원가량 매도했지만 이는 시장 급락의 영향일 뿐 추가 매도 물량이 남았다는 분석이다. 김동영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MSCI의 실제 수급 영향에 해당하는 7,000억원의 순매도는 향후 월 중반부터 점차 반영될 것”으로 예상했다.

불안한 환율 시장도 지켜봐야 한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높아졌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이 열려 있어 당장 외국인 순매수의 유입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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