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8·9 개각] 출마예정 장관 3명 교체…'총선 길터주기' 비판도

■프로필로 본 개각

정치인 발탁 '0'…김현수, 대구 출신으론 첫 장관

교수 출신 많아 조직 장악·위기극복 역량엔 의문




문재인 대통령이 단행한 8·9 개각과 관련해 ‘총선용 개각’이라는 비판도 불거지고 있다. 총선이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만큼 출마를 고려하는 현직 장관들을 하루빨리 내보내 지역 표심 잡기에 돌입했다는 것이다.

이번 개각에서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을 교체해 내년 4월 총선 출마길을 터준 것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는다. 이번에 교체되는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정치권 안팎에서 출마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반면 지명된 8명 중 정치인은 없었다. 지명자가 모두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취임한다고 가정하면 국무위원 18명 중 국회의원을 겸하는 장관의 수는 6명에서 4명(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줄어든다. 의원 겸직 장관이 차지하는 비율은 33.3%에서 22.2%로 내려간다.

8명의 개각 대상자 중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포함하면 절반인 4명이 대학교수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경제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성욱 위원장 후보자는 서울대 경영학과, 일본과의 경제전쟁과 직결된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최기영 장관 후보자도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에서 교편을 잡아왔다. 또 한상혁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 법무법인 정세 대표변호사로서 행정경험이 많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처 관계자는 “정권이 새로 출범해 개혁이 필요할 때는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은 교수 출신이 장관으로 오는 게 효과적”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이 위기관리가 필요한 시점에서는 조직을 장악하고, 위기를 돌파하는 역량이 필요한데 교수는 그 점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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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최초로 대구 출신 장관 후보자가 지명됐다. 농식품부 장관으로 지명된 김현수 후보자가 대구 출신이다. 김부겸 전 행안부 장관은 국회의원 지역구가 대구(수성 갑)이지만 출생은 경북 상주다. 국무위원 중 대구·경북(TK) 출신은 2명(조명래 환경부 장관·경북 안동)에 그치게 된다. 이 밖에 이번 개각 대상자 출신을 보면 부산이 2명(조국, 보훈처 박삼득), 전북이 2명(이정옥, 금융위 은성수), 서울이 1명(최기영), 충북 1명(조성욱), 충남 1명(한상혁) 등이었고 전남은 없었다.

국무위원 중 여성 비율은 종전의 27.8%를 유지하게 된다. 이번에 진 장관, 피우진 보훈처장이 빠지고 이정옥 후보자, 조성욱 후보자가 지명됐다. 다만 문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국무위원 30%에는 못 미치는 현상이 계속된다.

새롭게 꾸려질 내각의 평균 나이는 60.3세다. 지난 3·8 개각 이후 구성된 내각의 평균 나이인 60.7세보다는 소폭 낮아졌다. 후보자들이 모두 임명된다면 최연소 장관은 54세의 조국 후보자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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