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인공호흡기 튜브 빠져 사망… 대법 "투약 제때 안한 병원 30% 책임"

"기침하다 호흡기 튜브 빠져" 1심 병원 승소

진정제 제때 투약 안한 사실 밝혀지며 반전




필요한 약품을 제때 투약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져 환자가 사망했다면 병원 측이 일부 배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경상대 병원에 입원했다가 사망한 김모(당시 11세)양의 부모가 병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1억3,47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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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은 가족여행 중 폐동맥고혈압으로 2011년 4월 호흡곤란 상태에 빠져 경상대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했다. 수면상태에서 입 주변에 인공호흡기를 부착해 치료를 받던 김양은 기침으로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져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했다. 김양 부모는 “관리 소홀로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져 사망했다”며 병원에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환자가 기침을 하거나 몸부림을 치면서 인공호흡기 튜브가 빠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며 병원의 의료과실이 없었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에서 김양에게 신경근차단제가 제때 투약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나며 결과 뒤집혔다. 환자의 진정상태 유지를 위해 매 시간 투약해야 하는 약품을 사망 5시간 전부터 투약하지 않았던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의료진 과실로 적절한 진정 상태가 유지되지 않았으므로 김양의 사망과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며 병원 측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손해배상액은 30%로 제한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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