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신형미사일 3종' 한국 기술로 만들었다?

외형 비슷 기술유출 의혹 불거지자

軍 "다중방어·망분리로 해킹불가"

전문가 "항공역학상 디자인만 유사"

북한이 잇따라 선보인 신형 미사일이 우리 기술로 제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실일까. 전문가들의 견해는 ‘낮은 수준의 의혹’에 맞춰진다. 국방부와 군 관련 기관은 가능성을 일축했다.

먼저 일부의 의혹 제기를 보자. “‘북한의 신형 미사일이 한국 기술로 제작됐다’는 ‘해킹 의혹’이 제기됐다.” 여기저기서 퍼지는 이런 의혹의 공통점은 확증이 없다는 것이다. 추론의 영역에 머문다. 추론의 근거는 두 가지다. 첫째, 북한이 최근 공개한 3종의 미사일·방사포가 우리 것과 비슷하고 둘째, 과거 2014년과 2016년 북한의 해킹으로 국방 자료가 유출됐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둘을 합치면 합리적 의심까지는 가능하다. 먼저 북한의 KN-23 단거리 탄도탄과 우리 군의 현무ⅡB 미사일의 형태가 비슷하다. 북한이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라고 주장한 발사체도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천무Ⅱ와 닮았다. 신형 미사일은 우리가 지난해 개발을 마친 한국형전술지대지미사일(KTSSM)과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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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모든 게 추정’이라는 전제 아래 “닮기는 분명히 닮았다”며 “북한이 혼자 개발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드는 정도”라고 말했다. 안승범 디팬스타임즈 대표는 “비슷해 보여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들이 크기가 크다”며 “소형화 기술이 여전히 부족하다는 점에서 기술 유출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국방과학연구소(ADD)의 한 관계자는 “지난 2000년 초 현무 미사일을 설계할 때 러시아의 이스칸데르 미사일을 보며 서로 닮아서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소개하며 “미사일의 외형은 어느 나라든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항공역학이 유사한 방향으로 발달하기에 디자인도 비슷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의 KN-23이 현무와 닮았다는 지적에 대해 “겉은 그렇지만 자세히 보면 구동장치와 유도장치가 다르다”며 “방향 전환, 추진력 유지 기술도 현무가 훨씬 뛰어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단거리 미사일은 우리가 수량도 많고 품질도 앞선다”고 자신했다.

북한 사이버 부대에 의한 해킹 가능성에 대해서도 군은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014년과 2016년 ADD와 국방부의 전산망이 해킹 공격에 뚫린 것으로 알려졌으나 설령 북한의 소행이더라도 핵심 문건은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군은 해킹 논란이 불거진 후 이중 방어막을 겹겹이 쌓고 망을 분리 차단 운영했다. 군 관계자는 “핵심 무기체계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이런 방식이 적용돼 해킹당했을 가능성은 전무하다”고 강조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권홍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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