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시절 사모펀드에 총 10억5,000만원을 출자했지만 실제는 75억여원을 투자하기로 약정을 체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투자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사모펀드에 대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 배경은 무엇이고 자금은 어떻게 조달하려 했던 것인지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국회에 제출된 조 후보자의 재산신고 관련 서류에 따르면 부인 정경심씨는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투자합자회사(사모펀드)’에 9억5,000만원의 출자금을 납입했다. 출자증서는 지난 2017년 7월31일자로 교부받았다. 20대인 두 자녀도 각각 출자금 5,000만원을 납입한 출자증서를 받았다. 조 후보자 가족들이 총 10억5,000만원을 납입한 것이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임명된 지 두 달이 막 지난 시점이다.
주목할 점은 이 사모펀드에 대한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약정 총액은 74억5,500만원이라는 것이다. 출자증서에 따르면 정씨의 투자약정금은 67억4,500만원, 두 자녀는 각각 3억5,500만원을 약정했다. 이는 각자가 실제 출자한 금액의 7배가량이다. 이 사모펀드의 투자약정금 총액이 100억1,100만원임을 감안하면 조 후보자 가정이 전체의 70%를 약정했던 셈이다. 사모펀드의 한 관계자는 “정상적인 투자 행위지만 민정수석 초기 시절에 가족들이 대규모 투자 약정을 했다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업계는 조 후보자 가족들이 투자 수익을 보장할 수 없는데 거액의 투자를 한 배경에 주목하고 있다. 투자에 나설 때 수익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근거가 없으면 투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조 후보자의 가족이 실제로 75억원을 조달하려고 했던 것인지 의문이 나오고 있다. 2017년 8월28일 공직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조 후보자의 재산 내역을 살펴보면 당시 거주하는 부동산 등을 모두 포함해 49억8,981만원 수준이었다. 이 가운데 현금 보유액은 30억원가량이지만 은행 담보대출 등을 통해 충분히 투자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약정과 달리 10억여원만 납입한 이유가 무엇인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조 후보자 가족은 비록 최초 약정액을 다 내지는 않았지만 당시 전 재산의 5분의1 수준을 투자했다. 이 자금은 2018년 3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재산 내역 자료를 분석했을 때 정씨가 부산 해운대구 경남선경아파트 매각액 3억9,000만원과 주식 매각액 5억원 상당을 고스란히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장녀 조모씨는 한국투자증권에 있던 예금 5,000만여원으로, 장남 조모씨는 정씨로부터 2017년 7월 증여받은 5,000만원으로 각각 사모펀드에 투자한 것으로 보인다.
조 후보자 가족이 약정한 75억원 중 내지 않은 65억원은 누가 냈는지도 관심이다. 출자증서에 납입출자금총액이 100억1,100만원으로 적시됐음을 감안하면 조 후보자 가정에서 약정한 금액을 다른 사람들이 채운 것으로 보인다. 이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관계자는 “투자약정금과 납입출자금은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모펀드 관계자는 “약정금을 다 내지 않으면 출자금을 몰수하는 페널티를 두기도 한다”며 “아마도 조 후보자 가족이 해당 사모펀드 설립나 홍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무리한 금액을 약정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블루코어밸류업은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에 의해 2016년 7월 설립됐다. 블루코어밸류업은 국내 최초로 가로등 양방향 원격제어시스템을 개발한 S사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 홈페이지에 따르면 블루코어밸류업 외에도 레드코어밸류업1호(40억원), 그린코어밸류업1호(60억원), 한국배터리원천기술코어밸류업1호(80억원) 등을 운용한 이력이 있다. 또 코링크는 2017년 코스닥 상장사 에이원앤(현 더블유에프엠)의 주식 22.17%를 235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더블유에프엠은 2차전지 음극재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조권형·이현호·박호현기자 buzz@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