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토요워치] 글로벌 콘텐츠 주무르는 디즈니 왕국

마블·픽사·루카스·21세기 폭스 인수

막강 콘텐츠 앞세워 11월 OTT도 가세

넷플릭스·아마존과 '3강 체제' 초읽기

흑인·아시아인 핵심 캐릭터로 내세워

글로벌 관객 아우르며 문화패권 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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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온 킹’의 스틸컷.영화 ‘라이온 킹’의 스틸컷.


콘텐츠 공룡 기업인 월트디즈니가 오는 11월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시장에 진출한다. 마블·픽사·루카스필름·21세기폭스 등을 거느린 이 회사의 OTT 진출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비디오의 2강 체제를 뒤흔드는 것은 물론 세계 콘텐츠 업계를 ‘디즈니 왕국’으로 재편하는 상징적 사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련기사 4·5면


디즈니는 최근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2019 코믹콘’ 행사를 통해 ‘디즈니 플러스’ 로드맵을 공개했다. 11월 출시되는 디즈니 플러스는 월 구독료 6.99달러에 마블과 디즈니, 픽사와 ‘스타워즈’ 시리즈 등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OTT 플랫폼이다. 월 구독료는 기존 OTT 시장의 최강자인 넷플릭스의 가장 낮은 요금제(9달러)보다 저렴하다. 디즈니는 2024년 말까지 최대 9,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동안 넷플릭스는 해마다 수조원의 돈을 내고 디즈니 콘텐츠를 사들여 가입자들에게 선보였으나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2026년 이후에는 넷플릭스에서 디즈니 작품을 볼 수 없게 된다. 강준석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막강한 콘텐츠 화력을 보유한 디즈니는 OTT 플랫폼 출범과 동시에 업계에 ‘빅뱅’을 몰고 오면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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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와 마블·루카스필름·21세기폭스를 잇따라 인수하며 ‘문어발 확장’을 거듭한 디즈니는 외형뿐 아니라 콘텐츠의 질적 향상에도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백인 우월주의가 뿌리 깊이 박혀 있던 슈퍼히어로 영화에 흑인과 성 소수자, 아시아인 등을 핵심 캐릭터로 내세우는가 하면 ‘알라딘’ ‘토이 스토리’ 시리즈 등에 등장하는 여성 캐릭터는 주체적인 인간으로 진화를 거듭하는 모습이다. 이와 함께 ‘알라딘’ ‘라이온 킹’ ‘뮬란’ ‘백설공주’ 등 전설적인 애니메이션의 실사화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인 동시에 중장년 관객과 젊은 세대를 아우르겠다는 야심만만한 전략이다.

이처럼 사업확장과 콘텐츠 진화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세계 극장가는 ‘디즈니 천하’가 되고 있다. 디즈니는 지난 2009년 마블스튜디오 인수 이후 약 10년 동안 마블 콘텐츠로만 21조원 이상을 벌어들였다. 픽사 애니메이션과 ‘어벤져스’ 시리즈 등을 열렬히 지지하는 국내 고정팬도 갈수록 늘면서 디즈니는 올 상반기 한국 극장가에서 30.2%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영화평론가인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디즈니는 거침없는 인수합병(M&A)으로 지식재산권을 꾸준히 쌓아가는 ‘에버그린’ 전략을 발판 삼아 콘텐츠 왕국으로 부상했다”며 “올가을 출범하는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서는 혁신적인 스토리텔링 방식을 모색하면서 새로운 도약을 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윤석·백주원기자 nagija@sedaily.com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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