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그런 생각을 못해봤는데, 지금 보니 ‘욱일기’네요.”
국내 한 주방용품 전문 쇼핑몰 사장 A씨는 일본 유명 숫돌(칼갈이 연마석) 제품 ○타이거의 로고가 욱일기(일본 전범기)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딱 보니까 욱일기다”고 대답했다. 그는 해당 브랜드가 “우리나라에서 보편적으로 팔리는 제품”이라면서 “그동안 팔면서 욱일기라는 생각은 한 번도 못해봤다”고 당황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DHC, APA호텔 등 역사 왜곡을 일삼는 일본 극우 기업들을 상대로 불매 운동을 벌이고 있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 연구팀은 19일 “국내 횟집 인테리어나 기업 로고 등에 아직도 욱일기 문양이 남아있다”면서 “이날부터 경술국치일인 오는 29일까지 제보를 받은 뒤 9월 말까지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욱일기 디자인을 전부 다 없앨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쿠팡, 네이버쇼핑, NH마켓 등 국내 유명 온라인 마켓들을 검색해보니 실제 욱일기 디자인이나 욱일기가 연상되는 상품들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직접 국내 온라인 마켓들에서 검색해본 결과 다양한 ‘욱일기’ 제품들이 등장했다. 상품을 보면 욱일기가 바로 연상되지만, 논란 우려가 있는 제품들은 제외키로 했다. 그럼에도 티셔츠에서부터 유아용 장화, 스마트폰 케이스, IT제품, 완구류 등 이날 확인한 것만 13종에 달했다. 일부 제품은 품절 임박 상태로 나왔다.
욱일기 디자인의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는 충청북도의 한 의류 해외직구몰 대표 B씨는 기자의 물음에 “확인해보니 욱일기 디자인이 맞다”고 말했다. 해당 티셔츠는 일본 유명 만화 나루토의 아카츠키 멤버들을 프린팅한 것이다. 참고로 ‘아카츠키’는 태평양 전쟁에도 참전했던 일본제국의 구축함 이름이기도 하다. B씨는 “중국 측에서 물건을 떼어오는 관리자가 따로 있는데 해당 제품이 판매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면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의류에 붙이는 자수 패턴으로 욱일기를 팔고 있는 경기 성남의 한 의류판매업체 관계자 C씨 역시 “해당 제품은 해외 판매자가 저희 몰에 판매 등록을 한 것으로 보이고, 자사 몰에 등록된 상품만 15만 건이어서 하나하나 검수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면서 “문제가 된 제품은 확인한 뒤 삭제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국내서 수십년간 주방용품을 판매해 온 쇼핑몰 사장 A씨는 “욱일기 제품이라 하더라도 국내에서 꾸준히 판매되어 온 것들이라 당장 판매를 중단하는 것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해당 업체는 횟칼 등 일본 식당에 들어가는 제품을 주로 취급해 온 터라 당장 일제 판매를 중단해버리면 판매공급처들의 수익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일제들을 즉각 대체하긴 어려울 것 같지만 판매 중단을 고려해볼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