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조진웅 "마음 위로하는 배우와 광대 많이 닮았죠 "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 주연

오랜만에 경쾌한 가족영화 맡아

신명나는 연기에 촬영내내 즐거워

'죽어도 하고싶은 말 하자'는 대사

광대들의 소신 느껴져 기억 남아

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아무리 굶어 죽어도 하고 싶은 말 하고, 의미 없는 곳에는 재주를 부리지 말자’. 영화를 촬영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대사입니다”

영화 ‘광대들: 풍문조작단’에서 주연을 맡은 조진웅(43·사진)은 19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 시대 광대(배우)들이 가지고 있는 소신과도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1일 개봉하는 이 작품에서 풍문조작단 리더 덕호 역을 연기한다. 영화는 세조실록을 바탕으로 길을 스스로 터준 속리산 소나무 등 기이한 현상 이면에 광대들의 계획이 있었다는 유쾌한 상상력을 가미했다. 풍문조작단은 권력가 한명회(손현주 분)로부터 세조(박희순 분)에 대한 미담을 만들라는 임무를 받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지난해 영화 ‘독전’ ‘공작’ ‘완벽한 타인’ 등에서 주연을 맡았던 조진웅이 이번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가족 영화로 관객을 찾아왔다. 그는 “오랜만에 밝은 영화를 맡아 촬영 내내 즐거웠다”며 “작품의 심도에 따라 연기의 결이 달라지는데 경쾌한 작품이 가진 쾌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 촬영 소회를 밝혔다. 다만 그는 “여론을 좌지우지하는 역할이다 보니 진중하게 접근해야 하는 면도 있었다”며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가 쌓여 세상도 언젠가 바뀐다는 평소 생각이 한몫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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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조진웅은 대학 시절 전통연희의 매력에 빠져 가면극을 익혔다. 진도 북춤 등을 연습했던 그는 광대 역할을 맡아 마음껏 흥을 표출할 수 있었던 점이 행복했다고 한다. 조진웅은 영화 속에서 ‘얼쑤’를 외치며 도는 장면에 대해 “우리 춤, 리듬, 놀음만큼 신명 나는 게 없다. 호흡을 가다듬고 걷기만 해도 눈물이 날 정도로 좋다”며 “흥을 마음껏 풀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와 광대가 닮은 점이 많다”며 “명예로운 직업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마음을 위로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흥이 많은 배우들과 광대패를 연기한 것도 즐거움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영화로 처음 호흡을 맞춘 후배들에 대해 “진상 역의 윤박이나 팔풍 역의 김민석, 근덕 역의 김슬기 모두 건강한 에너지를 가진 배우”라며 “영화에 대한 애착도 크고 중견 배우 못지않은 연기력을 지녔다”고 평했다. 그러다 보니 오히려 본인이 누가 되지 않을까 긴장하며 연기에 임했다고 한다. 김민석의 경우 조진웅이 다음 작품도 함께하자 제안해 다가오는 영화 ‘퍼펙트맨’에서도 호흡을 맞춘다.

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배우 조진웅/사진제공=워너브라더스 코리아㈜


2004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단역으로 영화계에 데뷔해 어느덧 당당한 주연 배우가 된 조진웅은 관객을 만나는 즐거움이 연기의 원동력이라고 한다. 그는 과거 ‘아가씨’ ‘해빙’ ‘사냥’을 하루에 촬영했던 기억을 회고하며 “긴박한 영화를 연이어 촬영하다 보니 무거운 짐이 가슴을 누르는 기분이 계속 들었다. 화장을 지우듯 캐릭터를 몸에서 지우는 일이 가끔 힘에 부치긴 한다”면서도 “관객을 만나는 기쁨에 작업을 이어가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는 “발성을 할 때 호흡이 짧아진 것 같아 촬영이 끝나자마자 연기력 유지를 위해 담배도 끊었다”며 “아직 배우로서 보여주고 싶은 게 게 많다”고 웃었다.


한민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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