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엔젤레스(LA) 도심을 지나는 고속도로 위에 퓨마(마운틴 라이언·일명 쿠거)를 보호하기 위한 초대형 고가도로가 만들어진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LA시 교통 당국은 LA 도심에서 북쪽으로 약 50㎞ 떨어진 101번 고속도로 통과 구간 상공에 왕복 10차선을 가로지르는 고가도로를 짓기로 하고 지난달 최종 설계작업을 마쳤다. 상공 60m 지점에 놓이는 고가도로를 설치하는 데 약 8,700만 달러(1,051억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고가도로는 퓨마, 코요테, 사슴, 도마뱀, 뱀 등이 지나가는 ‘생태계 통로’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만만찮은 예산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고가도로를 설치한 데엔 LA 말리부 해안부터 샌타모니카 산악 지역에 걸쳐 서식하는 퓨마의 종(種) 보호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퓨마 ‘P-22’는 LA의 명물 중 하나로 LA 도심 북부 그리피스 공원에도 종종 출몰한다. 시 당국은 기부금 등 민자 유치로 1,350만 달러(163억 원)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번에 고가도로가 설치되는 101번 고속도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를 남북으로 잇는 중심 도로다. 미 서부에서 가장 통행량이 많은 주요 도로 중 하나로 매일 30만 대의 차량이 왕복한다. 국립야생동물보호협회 관계자 벤 프라트는 AP통신에 “고가도로는 퓨마 등 대형 고양잇과 동물들의 짝짓기를 위해서도 필수적인 구조물”이라면서 “야생동물들은 혼잡한 고속도로 위를 지나다닌다는 걸 의식하지 않고 통행로를 건너다닐 수 있을 거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