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한-이스라엘 FTA 3년 만에 타결…반도체,전자 장비 수입선 다변화

내년 비준시 자동차·섬유·화장품 무관세로 수출

아시아국가 중 한국과 최초




한국과 이스라엘의 자유무역협정(FTA)이 공식 타결됐다. 아시아에서 이스라엘과 FTA를 맺은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특히 이스라엘은 세계 최고수준의 혁신국가로 꼽히며 하이테크 원천기술을 많이 확보하고 있어 일본 수출규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잠재적 수입 다변화 파트너를 확보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1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과 엘리 코헨 이스라엘 경제산업부 장관이 양국 간 FTA 협상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6년 5월 FTA 협상 개시를 선언한 후 3년 만이며 양국의 비준을 거쳐 내년 상반기에 발효되면 한국의 열여덟 번째 FTA가 된다. 유 본부장은 “원천기술 보유국인 이스라엘과의 상생형 산업기술 협력증진이 소재·부품·장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내 생산기술 선진화의 기틀을 마련하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이스라엘 간 교역규모는 큰 편은 아니다. 지난해 기준 교역액은 27억2,000만달러(수출14억5,000만달러·수입12억7,000만달러)로 한국의 전체 교역국 중 45위 수준이다. 하지만 중동지역 핵심 시장이자 첨단기술 강국인 이스라엘과 교역·기술협력을 확대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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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이스라엘에 수출하는 주요 품목은 자동차(지난해 기준 전체의 50.1%), 합성수지(7.1%) 등이다. 자국 완성차 브랜드가 없는 이스라엘 자동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15.5%(수출액 7억2,600만달러)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올 상반기에도 현대차는 도요타를 제치고 3만285대를 팔아 점유율 16.7%로 1위에 올랐고 기아차는 3위에 랭크됐다. 주요 수입 품목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25.4%), 전자응용기기(13%) 등이다. 해당 품목 모두 3년 이내 관세가 철폐돼 반도체·전자·통신 등의 분야에서 장비 관련 수입선의 다변화가 기대된다.

양국은 사실상 시장을 완전 개방하는 수준의 협정을 맺었다. 우리나라는 수입액 중 99.9%에 해당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를 철폐했고 이스라엘은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액 100%에 해당하는 상품의 관세를 철폐했다. 따라서 한국의 1위 수출품인 자동차(현 관세 7%)와 4위 수출품인 자동차부품(관세 6~12%), 관심품목인 섬유(6%), 화장품(12%) 등은 FTA 발효 즉시 무관세 혜택을 받는다.

반면 민감한 일부 농수축산 품목은 기존 관세가 유지되며 이스라엘 관심품목인 자몽(30%, 7년 철폐)·의료기기(8%, 최대 10년 철폐)·복합비료(6.5%, 5년) 등은 우리 측 민감성을 최대한 감안해 철폐 기간을 충분히 확보했다. 서비스·투자에서도 한미 FTA와 같이 일부 금지품목 이외 나머지는 다 풀어주는 ‘네거티브 자유화’ 방식을 채택하고 우리 기업의 관심이 큰 유통·문화콘텐츠를 추가 개방하기로 했다.
/세종=황정원·김우보기자 garden@sedaily.com

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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