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22일 한국과 미국이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다”면서 한국군의 최신 무기 도입 등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되는 한 비핵화 대화가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을 통하여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그러나 군사적 위협을 동반한 대화에는 흥미가 없다”고 밝혔다.
한국군의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과 관련해 대변인은 “첨단살인장비들의 지속적인 반입은 북남공동선언들과 북남군사 분야 합의서를 정면부정한 엄중한 도발로서 ‘대화에 도움이 되는 일은 더해가고 방해가 되는 일은 줄이기 위해 노력’하자고 떠들어대고 있는 남조선 당국자들의 위선과 이중적인 행태를 다시금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가증되는 군사적 적대행위는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대화의 동력을 떨어뜨리고 있으며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인 억제력 강화에 더 큰 관심을 돌리는 것이 현실적인 방도가 아니겠는가에 대하여 심고하지 않으면 안 되게 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또 “더욱이 미국이 최근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고 일본을 비롯한 조선반도 주변 지역들에 F-35 스텔스 전투기들과 F-16 V 전투기들을 비롯한 공격형 무장 장비들을 대량투입하려 하면서 지역의 군비경쟁과 대결 분위기를 고취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를 최대로 각성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합동군사연습과 남조선에 대한 무력증강책동이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위험한 행위로 된다는 데 대하여 한두 번만 강조하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앞서 전날 2021년까지 총 40대의 F-35A 전투기를 전력화하려는 한국 공군의 계획으로 2대가 청주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국은 지난 18일 “캘리포니아주에서 지상발사형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담화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한국 정부와 대북 정책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와 북미 실무협상 재개 등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것을 인식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담화는 ‘북한이 대화 의지는 있지만 조기에 협상 테이블로 복귀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북미 간 실무협상이 재개되면 한미연합군사연습이나 한국의 신무기 도입 등 북한의 안보 우려 해소를 주요의제로 논의하려는 토대를 만들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비건 대표는 전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카운터파트(대화 상대방)로부터 (소식을) 듣는 대로 실무협상을 재개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