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를 대표하는 학술단체인 대한의학회는 22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최근 대두된 출판윤리 관련 대한의학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의학회는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조 후보자의 실제 소속기관(한영외고)을 빼고 연구수행기관(단국대 의과학연구소)만 표기한 경위에 대해 단국대 당국, 책임저자, 모든 공동저자들이 빠른 시일 안에 밝혀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해줄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조 후보자 딸은 한영외고 2학년 때인 지난 2008년 단국대 의대 의과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대한병리학회지’(Korean Journal of Pathology) 2009년 8월호에는 단국대 의대 장모 교수와 박사과정 대학원생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란 논문에 제1저자로 게재됐다. 조 후보자의 딸은 이 논문으로 고려대에 부정 입학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의학회는 “해당 연구가 진행된 시기와 제1저자가 연구에 참여한 시기를 고려하면 해당자(조 후보자의 딸)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저자기준에 합당한지 의심스럽다”고 판단했다. 의학회 산하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과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ICMJE)의 저자 자격기준에 따르면 논문 작성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된다. 또 저자의 순서 결정 등은 모든 저자들의 동의에 의해 책임저자가 최종 결정하는 게 원칙이다.
의학회는 학회지 편집인들에게도 저자들의 실제 역할을 정확히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의학회는 “저자의 충실성 여부가 논란이 된 현 시점에서 권위있는 학술지로서 이 논문에 참여한 저자들의 실제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며 병원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 기록의 진위도 확인해 필요한 후속 조치를 할 것을 권고했다.
의학회는 또 이번과 같은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연구윤리규정을 좀 더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의학회는 “고등학생들의 연구 참여는 권장할 사항이지만 부당한 연구논문 저자 등재가 대학입시로 연결되는 부적합한 행위를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며 “연구 선진국에서 시행하듯이 연구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에게 공헌자 혹은 감사의 글에 이름과 참여 내용을 명시하는 방법 등으로 권고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