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조 마타렐라 이탈리아 대통령이 새 연립정부 구성을 위한 협상이 오는 27일(현지시간)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조기총선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22일 밝혔다.
마타렐라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일부 정당들이 정부의 위기를 해결하고 조기총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면서 “이에 따라 그들에게 27일까지 결과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섣불리 의회를 해산할 수 없다면서도 정해진 시한까지 연정구성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으면 조기총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당들에 차기 연정은 오는 2023년까지 3년여 남은 입법부 임기를 무리 없이 마쳐야 한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체제정당 오성운동과 극우 동맹 간 연정을 이끌어온 주세페 콘테 총리가 지난 20일 사임을 발표하면서 서유럽 최초로 탄생한 이탈리아 포퓰리즘 정부는 붕괴상태에 빠져들었다. 현 의회에서 차기 총리 지명과 조기총선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를 쥔 마타렐라 대통령은 전날부터 이틀간 주요 정당 대표들과 새 정부 구성 문제를 논의했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연정 협상 시한을 못 박으면서 원내 제1당인 오성운동과 최대 야당인 중도 좌파 민주당 간 연정 협상이 급물살을 탈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동맹이 조기총선을 주장하는 상황에서 두 정당 간 연정이 가장 현실성 있는 대안으로 꼽혀왔다. 오성운동이 기득권에 반대하는 반체제정당이라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했지만, 대통령의 최후통첩에 오성운동을 이끄는 루이지 디마이오 부총리 겸 노동산업장관도 연정 구성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그는 이날 대통령과 면담한 뒤 취재진에게 “몇 시간 전 탄탄한 새 연정을 구축하는 데 필요한 협의에 착수했다”며 “우리는 배가 가라앉게 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콜라 친가레티 민주당 대표도 오성운동과 손잡을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