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페리’의 산하 브랜드 ‘슈레피(Surepi)’가 화장품 업계에 이슈를 던지고 있다. 슈레피는 모든 화장품을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를 ‘뮤즈’로 매칭한 뒤 ‘전문 상품기획자’와 ‘크리에이터’와의 콘텐츠 전략을 함께 수립하는 ‘이노베이터’와 함께 상품을 기획하여 출시하는 ‘뷰티 크리에이터 콜라보레이션 레이블’이다. 지금까지 유나, 고밤비, 홀리, 미아, 다예, 에바 등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와 함께 다양한 뷰티 아이템을 출시해왔다.
전 세계 화장품 마케팅 트렌드가 유튜브 등 온라인 인플루언서 미디어로 넘어가고 있으며, 국내에서만 한 해 유튜브를 통해 약 12만회의 화장품 추천이 이루어지며, 매달 수백만 명이 이 미디어를 통해 구매를 결정하고 있다. 이 가운데, 국내 최대 크리에이터 점유율을 확보한 뷰티 MCN 그룹인 레페리가 위와 같은 방식으로 제조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많은 화장품과 화장법을 큐레이션하여 추천하는 인플루언서 미디어 그룹인 레페리가 직접 제조역량을 갖추는 흐름은 ‘넷플릭스’의 사례에 빗대어 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다양한 배급사들의 콘텐츠를 큐레이션, 스트리밍하며 성장했다. 이후 충분한 트래픽을 확보한 다음 막대한 투자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자체 생산하고 기존의 배급사가 제공하지 못하던 파격적인 기획과 투자집행으로 모든 콘텐츠 창작자들의 투자희망처 1순위로 올라섰다.
레페리 관계자는 “레페리의 제조사업은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콘텐츠와 같은 존재이긴 하지만, 넷플릭스도 창작자 단위뿐만 아니라 각 국가의 유명 미디어사와 지속적으로 협력하여 공동 콘텐츠를 개발하고 단순 수급 또한 신경 쓰고 있다”면서 “슈레피의 존재가 타 브랜드와의 경쟁이 아닌 공생의 진화된 형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슈레피의 사업 전개는 기존의 브랜드들과 경쟁하기보다 공생 및 시너지 모델을 찾아 나서고 있다. 슈레피의 제조에 참여한 뮤즈들은 여전히 수많은 브랜드들 중 우수한 제품을 추천하며 구독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무엇보다 본인이 제조한 카테고리에서 더 나은 제품이 있다면 해당 제품들까지 추천하고 있다.
또한 국내 대형 스킨케어 브랜드인 AHC와 유명 뷰티 크리에이터 고밤비, 에바와 합작해 출시한 제품들의 초도 물량이 모두 하루 안에 ‘완판’되는 등 기성 브랜드와의 협업모델 또한 가동되고 있다.
레페리 최인석 대표는 “레페리 뷰티 크리에이터 생태계에는 뷰티 크리에이터들이 ‘추천한 화장품’, ‘직접 제조한 화장품’, ‘뜻이 맞는 브랜드와 함께 공동 개발한 화장품’ 총 3가지가 존재함으로써 넷플릭스와 같이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화장품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며 “향후 잠재력 있는 뷰티 브랜드들에게 직접 투자 또는 M&A까지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역량과 자원을 갖춘 레페리가 향후 온라인 뷰티 플랫폼 혹은 오프라인 스토어 개념으로 발전할 경우 실제로 ‘화장품계의 넷플릭스’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