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조국 '가족펀드' 설립 후 1년간 출자 0원…위장신고 의혹

曺일가로 투자자 교체뒤 14억 출자

설립때부터 가족펀드 염두 의심

한국당 금융위에 조사요구서 제출

여야 내달 2~3일 청문회 실시 합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가족펀드’로 드러난 ‘블루코어밸류업1호’가 지난 2016년 설립 이후부터 조 후보자 가족이 투자하기 전까지 1년간 출자액이 ‘0원’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100억원을 출자약정 받은 펀드에 1년간 출자가 없었던 상황을 두고 펀드 운용사가 애초부터 가족펀드를 염두에 두고 설립 당시 위장신고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6일 김종석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확보한 블루코어 설립·변경 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코어는 2016년 7월 설립됐으나 그 이후 1년여간 출자이행액이 ‘0원’이었다. 당시 출자약정 총액은 100억1,100만원이었는데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7,100만원, 한 법인이 35억5,000만원, 그리고 7명의 개인이 63억9,000만원을 출자하기로 했다. 그러나 2017년 7월께 조 후보자 가족들이 14억원을 출자하기 전까지 앞선 투자자들로부터 출자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블루코어가 조 후보자 일가족 맞춤형으로 탈바꿈한 것은 2017년 7~8월쯤이다. 우선 2017년 7월12일에는 출자자 중 개인 7명은 사라지고 법인 한 곳이 99억4,000만원을 출자할 것이라고 신고된다. 2017년 8월7일에는 그 법인마저 사라지고 개인 6명이 새로이 등장해 99억4,000만원을 출자약정하고 그중 14억원을 출자 완료한 것으로 신고된다.


이 6명이 바로 조 후보자 일가족이다. 앞서 조 후보자의 재산신고 자료에서는 조 후보자 배우자와 두 자녀가 블루코어에 총 74억5,000만원을 약정하고 10억5,000만원을 출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3억5,000만원을 출자한 나머지 3명은 배우자의 남동생과 그 자녀들이라는 것을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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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7일 신고에서 눈여겨볼 점은 개인당 최소 출자가액이 7억1,000만원에서 3억5,000만원으로 줄어든 것이다. 조 후보자 일가족의 투자금이 출자총액 100억원의 7분의1뿐인 상황에서 자녀들이 5,000만원씩 투자할 수 있도록 출자가액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이러한 펀드 변경 과정을 두고 코링크PE가 블루코어 설립 때부터 조 후보자 가족펀드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닌지 의심한다. 설립 당시 100억원 규모로 투자자를 확보해놓은 상태에서 1년간 출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한 사모펀드 전문 변호사는 “애초에 법인이 35억5,000만원을 약정하고 앵커 투자자로 들어왔었는데도 1년간 전혀 투자가 진행되지 않다가 결국 새로운 투자자들로 교체됐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펀드사에서 마땅한 투자 대상을 확보하지 못해 출자가 무산됐을 가능성도 있다. 2016년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코링크PE는 아큐픽스(현 포스링크) 인수에 블루코어를 활용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인수는 성사되지 않았다. 앞선 변호사는 “출자약정을 받아놓고 투자 물건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상당히 무능한 것인데 이러한 펀드에 조 후보자 가족이 들어간 것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날 금융위원회 민원실을 방문해 블루코어에 대해 △탈법적 맞춤형 펀드 △허위 보고 △이면계약 등을 밝혀달라는 조사요구서를 제출했다.

한편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온 여야는 다음달 2~3일 이틀간 청문회를 열기로 전격 합의해 후보자를 둘러싸고 쏟아진 각종 의혹이 국회에서 본격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후보자의 모교인 서울대 총학생회는 이날 “원칙과 상식이 지켜지는 나라,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위해 조 후보자의 사퇴를 강력하게 촉구한다”며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밝히며 28일 2차 촛불집회를 열기로 했다. 서울대 온라인 커뮤니티 ‘스누라이프’에서 전날 저녁부터 진행되고 있는 ‘조국 전 민정수석, 법무부 장관 적합한가’라는 주제의 투표에서는 2,00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95% 이상이 ‘부적합’ 의견을 밝혔다.
/조권형·이태규·이희조기자 buzz@sedaily.com

이태규·이희조·조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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