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엔高 악재에…日펀드 수익률 뚝뚝뚝

수출주 중심 日증시 이달 5% 하락

국내 44개 日펀드 1개월 -4.87%

올 1,018억 유출...설정액 1/3 달해

10월 소비세 인상땐 경기위축 우려

엔캐리트레이드 줄어 엔高 지속도




안전자산 선호로 엔화가 연일 강세를 띠면서 수출주 중심인 일본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오는 10월 예정된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도 증시를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덩달아 일본 펀드들의 수익률이 떨어지는 가운데 펀드에서의 자금유출도 급격하게 이뤄지고 있다.

27일 닛케이225지수는 이달 들어 4.95% 하락한 2만456.08로 마감했다. 닛케이는 연초 2만선을 하회했으나 줄곧 상승하며 지난 4월에는 2만2,362.9까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5월부터 다시 내리막을 걸으면서 현재까지 8% 이상 빠졌다.

일본 펀드들의 수익률 역시 좋지 않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44개 일본 주식형 펀드의 1개월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각각 -4.87%, -2.02에 그쳤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2.65%, 4.23%였다. 1년 기준으로는 일본 -9.98%, 전체 해외평균 4.06%로 수익률 차가 더 크다. 삼성일본중소형FOCUS펀드의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은 각각 -5.87%와 -3.11%였으며 프랭클린재팬ClassA는 -6.03%(1개월), -4.08%(3개월)였다. 그나마 방어주인 리츠를 편입한 펀드의 경우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양호해 한화일본주식&리츠펀드A의 경우 1개월과 3개월 수익률이 -1.85%와 1.46%였다.


수익률이 급락하면서 자금 유출도 잇따르고 있다. 해지된 금액은 연초 이후 1,018억원, 지난 3개월간 388억원이었다. 현재 전체 일본 주식형 펀드 설정액 규모가 3,159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 이탈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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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증시의 부진은 무엇보다 엔화 강세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엔화 환율은 4월 중순 달러당 112엔까지 상승(엔화 약세)했으나 무역전쟁 격화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로 안전자산인 엔화 수요가 늘면서 달러당 105엔대까지 내렸다. 일본 증시의 주요 기업들은 도요타를 비롯한 자동차 기업, IT 하드웨어, 기계업종의 수출기업들로 환율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박주선 NH투자증권 일본 담당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순 발표된 1·4분기(4~6월) 실적이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며 “엔고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7~9월(2·4분기) 실적은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향후 전망도 밝지 않다. 엔고로 수출이 부진한데다 소비세 인상에 따른 경기 위축 우려도 크다. 수출과 내수에 모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일본 정부는 10월부터 소비세를 8%에서 10%로 올릴 예정이다. 1989년 이후 세 번의 소비세 인상 시점에 일본은 소비 급감으로 큰 폭의 경기 위축을 겪었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일각에서 ‘일본 10월 위기설’이 거론되고 있다”며 “엔화 강세로 수출 경쟁력이 약화된데다 미중 무역갈등, 한국 수출규제 등으로 대외 수요 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엔고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자산 선호뿐만 아니라 미일 금리차 축소로 엔캐리 트레이드의 매력이 감소하는 것도 엔화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본의 해외대출 증가율이 26개월 만에 처음으로 감소하고 ‘와타나베 부인’들의 해외주식 투자도 주춤하고 있다”며 “미국의 가파른 금리 하락으로 (엔화를 팔고 달러를 사는) ‘캐리 트레이드’ 수요가 줄면서 엔화강세를 뒷받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4·4분기 엔·달러 환율이 102달러까지 내려갈 수도 있다고 봤다. 골드만삭스도 이달 초 엔·달러 환율이 3개월 내 103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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