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무분규 임단협 타결 현대차 이젠 생산성향상 나서라

현대자동차 노사가 8년 만에 파업 없이 임단협을 타결했다. 올해 임단협은 일본의 수출규제에 따른 국가적 위기상황을 맞아 연례행사가 된 파업을 지양하고 잠정합의안을 조기에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차 노조는 임단협 교섭 과정에서 올해도 어김없이 정해진 파업절차를 밟아나갔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에 느닷없는 일본의 수출규제까지 겹쳐 한치 앞도 볼 수 없는 경제환경에서도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한 파업을 하느냐는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무분규 임단협 타결은 이런 비판의 목소리를 노조가 받아들인 것이다.


이번 잠정합의에서 관심을 끄는 것은 노사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자동차 수요 감소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불확실성 확산 등 대내외 경영환경 리스크를 극복하기 위해 생산성 향상과 품질경쟁력 제고에 나서기로 한 부분이다. 주지하듯이 우리나라 자동차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경쟁국가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지만 임금은 더 높다는 점이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의 차량 1대당 평균 생산시간은 26.8시간으로 도요타(24.1시간), 포드(21.3시간), GM(23.4시간) 등 주요 경쟁사들보다 길다. 반면 2016년 한국 완성차 5개사의 평균 임금은 9,213만원으로 도요타(9,104만원), 폭스바겐(8,040만원)보다 많다. 지금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도 시작했다. 누구와 견줘도 뒤지지 않을 생산성과 품질경쟁력을 갖추지 않고서는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이 변하는 이때 살아남을 수가 없다. 이번 현대차 노사의 노력이 결실을 봐야 하는 이유다.

관련기사



현대차는 이번 무분규 타결 하나만으로 최대 6,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 손실을 피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소중한 경험이 노조의 자산으로 쌓여 새로운 노사상생의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 이번 무분규 타결이 현대차를 넘어 기아차·한국GM 등 현재 파업절차를 밟고 있는 다른 자동차 업체들에도 확산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