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식문화 트렌드 시계가 패션·뷰티보다 더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위장수·비염수·두뇌수’ 등 각 증상별 물을 파는 ‘물 전문관’부터 전통장을 백화점이 브랜딩한 매장, 어떤 화학재료를 쓰지 않는 내추럴와인을 타는 와인전문점까지 식문화 전문관이 하나의 키워드로 떠올랐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백화점에 물도 체질별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전문관이 론칭 며칠 만에 입소문을 탄데 이어 유기농으로만 만든 베이커리는 1년 만에 매출이 세자릿수 수직상승했다. 백화점이 전통장을 직접 브랜딩한 매장 매출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먼저 롯데백화점은 26일 인천터미널점 지하 1층에 맞춤형 물 제공 매장인 ‘워터랩’을 열었다. 롯데백화점이 지난해부터 함소아 한의원과 손잡고 연구를 진행한 끝에 개발한 ‘워터랩’에서는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개인별로 맞춤형 물을 제공한다.
위와 장의 기능을 도와주는 위장수, 코를 건강하게 해주는 비염수, 집중력과 두뇌 건강에 도움을 주는 총명수, 체중조절과 변비 해결을 돕는 감비수 등 각양각색 기능의 물이 144가지에 달한다. 각종 필터를 통해 불순물을 걸러내고 최적의 미네랄 밸런스를 맞추는 것은 물론 비타민과 포도당, 천연향 등도 개별적으로 추가할 수 있다. 물 1팩당 가격은 시중에 판매되는 수입 탄산수 정도로 2,000~2,500원.
유기농 건강 베이커리로 유명한 롯데백화점의 ‘여섯시오븐’은 지난해 5월 문을 연 이래 MVG(백화점 매출 상위 등급 고객)의 사랑을 받는 빵집이란 수식어를 달았다. 유기농 건강 베이커리로 백화점 일반 베이커리 대비 MVG 고객이용률이 2배 이상에 이른다. 1호점인 잠실점과 2호점인 본점에 이어 지난 3월 문을 연 ‘여섯시 오븐’ 3호점 노원점의 경우 전체 고객 중 MVG 구성비가 10% 이상이며 한 달도 채 되기 전에 1억3,000만원을 찍었다.
최근 전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신세계백화점이 전국 각지의 대표 전통장을 직접 브랜딩한 ‘전통장 전문점’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고추장, 청국장 뿐 아니라 올해 초엔 굴비 볶음 고추장 등을 출시하며 외국인 손님까지 끌어 들였다.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에 물 전문 코너도 이미 운영하고 있다. 수입물이 일반화되지 전부터 에비앙, 볼비 등 프리미엄 생수 부터 산페리그리노 등 탄산수 포함 120여개의 음료를 판매 중이다.
현대백화점은 올해 초 압구정본점에 업계 최대 규모로 와인복합전문매장 ‘와인웍스’를 선보였다. 매장 규모는 330㎡로 현재 국내 주요 백화점 와인 매장(66㎡~165㎡)대비 5배 가량 크다. 특히 시중에서 구하기 힘든 화학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고 포도로만 만든 내추럴와인을 20여종 이나 구비한 것도 특징이다. 다양한 와인 종류와 함께 오후 10시까지 오픈해 개점 이후 지난 7월까지 본점 와인 상품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0% 증가했다.
건강과 안티에이징, 웰빙에 대한 관심을 타고 식자재를 기본으로 하는 전문관은 더욱 발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식문화는 모든 카테고리 중 가장 변화에 민감한 분야로 물을 전문으로 제공하는 매장까지 나오는 등 식자재 전문관 트렌드는 더욱 세분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