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32년 만에 친엄마 찾은 美 입양 한인 "원망 안해...낳아줘서 고마워요"

뿌리찾기 나선 저스틴 신더

아동권리보장원 통해 상봉

"많은 기회 갖게 해줘 감사"

여자친구와 함께 친모(오른쪽) 상봉을 한 저스틴 신더씨. /사진제공=아동권리보장원여자친구와 함께 친모(오른쪽) 상봉을 한 저스틴 신더씨. /사진제공=아동권리보장원



“양부모님들은 항상 ‘친엄마가 너를 사랑해서 우리에게 선물한 거야’라고 말씀하셨어요. 저를 건강하게 낳고 많은 기회를 갖게 해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32년 만에 친어머니와 상봉한 미국 입양 한인 저스틴 신더(한국명 장상구)씨에게는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원망이나 서러움은 없었다. 그저 자신을 낳아준 데 대한 고마움만 남아 있을 뿐이었다.

30일 아동권리보장원(옛 중앙입양원)에 따르면 신더씨는 지난달 17일 경기도 포천에서 그토록 그리던 친어머니를 만났다. 친모는 아들을 보자마자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만 되풀이했지만 아들은 그런 엄마를 토닥이며 “괜찮다”는 말과 함께 “건강하게 낳아준 데 대해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신더씨는 이어 자신이 그동안 잘 지내왔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편지와 성장기를 담은 사진을 전했고 현재 머물고 있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전통의상도 선물했다. 이에 어머니는 “잘 자라줘 고맙고 양부께 감사한다”는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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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는 11월쯤 모국을 다시 찾아 어머니와 여행을 하는 등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로 약속하고 짧은 상봉을 뒤로 한 채 발리로 떠났다.

신더씨가 미국으로 입양된 것은 그가 태어난 직후인 지난 1987년. 친모는 남편을 잃고 혼자 세 자매를 양육하면서 신더씨의 아버지를 만났다. 아이를 뱄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어서 아이를 더는 책임질 수 없었다. 어쩔 수 없이 입양을 선택했다. 친모는 출산 직후에도 시장에 나가 허드렛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했다고 한다.

신더씨는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에 입양됐다. 양아버지는 변호사로 일했고 그도 부친의 영향을 받아 법대에 입학해 수석 졸업을 하고 변호사가 됐다. 하지만 그는 현재 자유롭게 일하고 싶어 변호사는 그만두고 컨설턴트 및 자문가로 활동한다.

그가 뿌리 찾기에 나선 것은 2016년. 양부모가 항상 친어머니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해주면서 친모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졌기 때문이다. 첫 시도는 실패했지만 올해 다시 아동권리보장원을 찾아 친모 찾기를 신청했고 결국 결실을 봤다. 아동권리보장원의 한 관계자는 “입양인이 친어머니에게 자주 방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1년에 한두 번씩은 모자 상봉이 이뤄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경운기자 cloud@sedaily.com

박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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