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의 간판스타 정현이 라파엘 나달과 진검승부를 벌인다.
정현(170위·제네시스 후원)이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시즌 마지막 메이저 대회 US오픈 남자 단식 2회전에서 페르난도 베르다스코(34위·스페인)에게 3-2(1-6 2-6 7-5 6-3 7-6<7-3>) 드라마같은 역전승을 거뒀다.
2017년 프랑스오픈 3회전, 2018년 호주오픈 4강에 이어 메이저 대회에서 세 번째로 3회전에 진출한 정현은 이틀 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한판 승부를 벌인다.
2010년과 2013년, 2017년 US오픈에서 세 번이나 우승한 나달은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그는 1회전에서 존 밀먼(60위·호주)을 3-0(6-3 6-2 6-2)으로 완파했고, 이날 2회전을 치를 예정이었으나 상대 선수 기권으로 3회전에 가볍게 진출했다.
정현은 어네스토 에스커베이도(206위·미국)와 1회전에서 3시간 37분, 2회전 3시간 22분의 접전을 벌여 체력 면에서 다소 불리하다. 더욱이 정현은 이번 대회를 예선부터 시작해 본선 2회전까지 총 5경기를 치른 만큼 본선 1회전 한 경기만 치렀다.
그러나 지난해 호주오픈에서도 정현은 3회전에서 당시 세계 랭킹 4위였던 알렉산더 츠베레프(6위·독일)를 세트 스코어 3-2로 물리치고, 16강에서 노바크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잡은 만큼 바람을 타면 좋은 승부를 벌일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당시 조코비치는 팔꿈치 부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했으나, 올해 프랑스오픈에서 우승하며 완벽에 가까운 몸상태를 보이고 있는 나달과의 힘겨운 승부가 예상되는 것이 사실이다. 정현과 나달은 2017년 두 차례 만나 모두 나달이 2-0 승리를 거뒀다.
만약 정현이 나달을 꺾고 16강에 진출하면 이형택(43)의 US오픈 남자 단식 최고 성적인 16강(2000년·2007년)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정현은 2회전을 이긴 뒤 “오늘 힘든 경기에서 이겨 정말 기쁘다”며 “하루 잘 쉬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나달과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