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적으로 밤샘근무(야간근무)하는 흡연 남성의 금연 성공률이 19~40세는 10명 중 1명, 41~60세는 3명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근무자의 4분의1, 2분의1 수준이다.
또 나이, 교육·소득수준, 고용형태별 차이 등에 따른 편차를 보정했더니 밤샘근무 남성의 금연 실패 위험도는 주간근무자의 3.3배나 됐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김형렬·명준표 교수팀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07~2015년) 자료를 활용해 1회 이상 금연 시도 경험이 있는 남성 4,927명의 응답을 분석해보니 고정적 밤샘근무자의 금연 실패율과 실패 위험도가 가장 높았다.
연구팀은 △근무시간대에 따라 주간근무자(오전6시~오후6시), 저녁근무자(오후 2~12시), 밤샘근무자(오후9시~오전8시), 주야간 교대근무자로 △나이에 따라 19~40세군과 41~60세군으로 나눠 금연 성공률·실패율과 위험도를 분석했다. 근무시간대는 84%가 주간으로 가장 많았고 저녁근무자가 7%, 주야간 교대근무자 5%, 고정적 야간근무자 4% 순이었다.
금연 성공률은 19~40세 밤샘근무자가 9%로 가장 낮았고 41~60세 주간근무자가 54%로 가장 높았다. 나이·근무시간대별 금연 성공률은 △19~40세에서 주간근무자 33%, 주야간 교대근무자 28%, 저녁근무자 25%, 밤샘근무자 9% △41~60세 연령층에서 주간근무자 54%, 주야간 교대근무자와 저녁근무자 46%, 밤샘근무자 27% 순이었다.
금연 실패율은 19~40세 91%, 41~60세 73%로 주간근무자(67%, 46%)의 1.35배, 1.61배였다. 나이, 교육·가구소득·스트레스 수준, 결혼 여부, 주간 노동시간, 직종, 고용유형 등의 차이에 따른 편차를 보정한 밤샘근무 남성의 금연 실패 위험도는 주간근무자의 3.3배(19~40세 3.7배, 41~60세 3.2배)나 됐다. 주야간 교대근무자는 주간근무 때 정상적인 생활 패턴을 가질 수 있어 고정적 야간근무자에 비해 금연 실패율과 실패 위험도가 낮았다.
김 교수는 “밤샘근무자들은 사회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주간근무자, 가족·배우자 등과 어울리며 관계를 쌓거나 담배를 끊는데 필요한 정서적 지지를 받기 어려운 조건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며 “지속적인 밤샘근무로 인한 사회적 고립, 수면의 질 저하 등도 금연 실패의 요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로 일몰 후 분비돼 수면에 도움을 주고 일출 직전 감소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에 의해 하루를 주기로, 즉 일주기(日週期)로 반복되는생체 리듬이 깨지면 수면·소화장애, 만성 피로, 스트레스 증가와 집중력 감소→ 흡연욕 자극→ 니코틴 의존성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지속적인 밤샘근무는 주간근무에 비해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죽상동맥경화증, 유방암 등 다양한 질병 발생률도 높인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 환경·산업의학협회 저널인 ‘직업의학과 독성학’(Journal of Occupational Medicine and Toxicology)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