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의 여파로 올 2·4분기 일본 제조기업의 설비투자 규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부진으로 전 산업 법인 실적도 악화했다.
일본 재무부가 2일 발표한 2·4분기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제조업 부문 설비투자액은 지난 2·4분기에 3조6,156억엔(약 41조2,6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9% 급감했다. 분기별 제조업 설비투자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17년 2·4분기 이후 2년 만이다.
업종별로 보면 정보통신기계가 43%나 감소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무역전쟁 장기화로 스마트폰 부품 수주가 감소하면서 기업들이 새로운 설비 투자에 신중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연초부터 조정국면에 접어든 것도 한몫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 밖에 자동차를 포함한 수송용 기계 부문이 2.6% 줄었으며 광산용 기계 및 농기계 등 생산용 기계는 3.5% 감소했다.
금융·보험업을 제외한 올 2·4분기 전 산업의 설비투자액은 10조8,687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비제조업의 설비 투자가 같은 기간 7.0% 늘어난 7조2,531억엔으로 11분기 연속 증가세를 기록해 제조업 부문과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 부진의 여파로 기업 수익도 눈에 띄게 악화했다. 2·4분기 전체 산업 경상이익은 같은 기간에 비해 12.0% 줄어든 23조2,325억엔을 기록했다. 전체 산업 매출액은 345조9,119억엔으로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