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재산신고 3번했는데…"사모펀드 이번에 알았고 투자내역 몰라"

['의혹 해명' 입 연 조국-사모펀드 의혹]

"5촌 조카가 펀드 소개"...실소유주 여부는 답변 못해

"조카 하루 빨리 귀국해 조사 받아야"...검찰로 공 돌려

"투자사 관급공사 실적, 언론 주장과 전혀 달라" 반박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권욱기자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응답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권욱기자



보유재산보다 더 많은 돈을 투자 약정할 정도의 엄청난 투자였음에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2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사모펀드도 이번에 공부해서 알게 됐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처와 자녀가 10억5,000만원을 실제로 투자했는데도 “경제·경영지식에는 문외한”이라며 한발 뺐다. 사모펀드를 둘러싼 여러 의혹이 날로 확대되는 것을 의식해서인지 본인도 실체적 진실이 궁금하다는 식이었다. 그러면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질주인이라는 의혹을 받는 5촌 조카에 대해서는 “하루빨리 귀국해 실체적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달라. 수사에 협조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하기도 했다. 특히 투자한 사모펀드가 조 후보자 가족의 투자 이후 관급공사 수주가 늘어난 데 대해서는 “사모펀드 관련사의 관급공사 수주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해상충, 미공개정보 공유 등의 의혹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사모펀드 의혹에 대한 조 후보자의 발언을 두고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정말 금융에 대해 무식한 것인지 아니면 모르쇠 전략인지 헷갈릴 정도로 일관된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아무 공부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10억원이 넘는 거액을 맡겼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며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사모펀드·블라인드 개념 이번에 처음 알아”…모르쇠로 일관= 후보자는 코링크PE가 조성한 펀드에 가족이 투자했다는 의혹에 대해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자문을 들어 사모펀드를 포함한 펀드에 가입하라는 권유를 받았다”며 “당시에는 수익률이 높은 운용사로 알고 있었다”고 투자배경을 설명했다. 권유만 받고 아무것도 모른 채 투자했다는 얘기다.


5촌 조카인 조모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라는 의혹과 관련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조카는 우리 집안에서 유일한 주식 관련 전문가라 그 친구에게 자문을 구했다”면서 코링크PE가 운용하는 펀드에 투자한 배경에 조씨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다. 하지만 “(조카가) 자기와 아주 친한 사람이 운용사를 하고 있다며 소개해줬고, 가족 자산을 관리해주는 펀드매니저 역시 해당 운용사에 대해 수익률이 높다고 이야기해 투자했다”고 답을 피했다.

관련기사



코링크PE 운용 방식에 대해서는 아는 내용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펀드 운용에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블라인드펀드라는 말 자체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면서 “운용보고서를 살펴보니 투자내역을 투자자(LP)에게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이라고 운용내역 관련 보고를 받은 내용이 없다고 부인했다. 조 후보자의 처남이 0.99%의 코링크PE 지분을 갖고 있는 것도 최근에 알았다고 했다. 사모펀드와 관련한 모든 의혹에 대해 사실상 ‘모른다’로 일관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불법인지 알았다면 공개 안 했을 것”…미공개정보 제공 의혹 부인=
투자회사의 관급공사 수주 실적이 조 후보자의 영향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면 반박했다. 조 후보자는 “민정수석은 경제수석이 아니라 알 수 없었던 내용인데다 해당 회사의 10년치 통계를 보면 전혀 맞지 않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후보자가 펀드를 통해 투자한 웰스씨앤티는 최근 2년간 지방자치단체 등에 총 177건을 납품, 점멸기 2,600여대를 판매했다. 또 코링크PE가 운용하는 레드·그린·배터리펀드가 투자한 업체들도 잇달아 관급공사를 수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조 후보자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코링크PE 투자가 불법이라고 인지했다면 세 번에 걸쳐 공직자 재산신고를 하고 국회에 제출했겠느나”며 “법무부 장관 후보가 된 후 재산기록 모두 국회에 제출했고 불법이었으면 (해당 펀드를) 팔거나 정리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관급공사 수주가 많아진 데 대해서는 “사모펀드 관련사 관급공사 수주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조카 하루빨리 귀국해 진실 밝혀야”…검찰로 공 돌려=해외도피 의혹을 받는 5촌 조카 조씨에 대해서는 도피 사실을 언론보도로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씨가 하루빨리 귀국해 검찰 수사에 적극 참여해줬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자가 운용을 맡긴 코링크PE에 대해서도 “검찰이 압수수색한 것으로 알고 있고, 각종 서류가 나와 추가 분석이 될 것”이라며 “검찰 수사에서 밝혀질 것”이라고 답했다.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기자들이 질문을 쏟아냈지만 그때마다 조 후보자는 이를 모두 검찰의 몫으로 돌렸다. 조 후보자는 “이번 투자의 피해자라고 얘기할 경우 현재 조사를 진행 중인 검찰에 수사지침을 주는 셈”이라며 이와 관련한 모든 진실은 검찰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조윤희·강도원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