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50만명이 넘는 일반 시의 구청장을 선거 대신 시장이 임명하는 것은 지방자치법 위반이 아니라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왔다.
헌법재판소는 경남 창원시 주민 A씨가 “인구 50만명 이상인 시의 구를 자치구가 아닌 행정구로 두도록 한 것은 지방자치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제기한 헌법소원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을 결정했다고 3일 밝혔다.
헌재는 “구청장을 선출할 수 없더라도 여전히 기초단체장인 창원시와 광역자치단체인 경상남도의 대표자 선출에 참여할 수 있고 행정구에서도 지방자치행정에 대한 주민참여가 제도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며 “시장이 구청장을 임명하더라도 지방자치제와 민주주의의 본질과 정당성을 훼손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인구가 적거나 비슷한 다른 기초자치단체 주민에 비해 행정구에 거주하는 주민은 행정구의 구청장이나 구의원을 선출하지 못하는 차이가 있지만 이러한 차별이 자의적이거나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렵다”면 “다만 주민들의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민주적 의사를 정책의 수립과 실행에 반영하는 지방자치제의 민주주의적 기능을 일부 약화시키는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법에 따르면 특별시, 광역시, 특별자치시가 아닌 인구 50만명 이상의 시는 자치구가 아닌 행정구를 둘 수 있다. 또 행정구 구청장의 임명권과 지휘 및 감독 권한도 시장이 가진다.
앞서 A씨는 지난해 2월 “통합 창원시에 소속된 행정구의 구청장을 시장이 임명하도록 한 것은 자치구 주민에 비해 선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통합 창원시는 지난 2010년 경남 창원시, 마산시, 진해시가 통폐합되면서 출범했으며 산하에 5개 행정구를 두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