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시너지 노리는 후보들, 그들의 셈법은

제주항공 보유 '애경' 항공기 150대…대형항공그룹 비상

미래에셋 손잡은 '현산' 범현대가 이용 안정적 수익원 확보

대한항공 주주 'KCGI' 국적항공사 2곳 의결권 행사 가능

0215A02 금호아시아나인수



아시아나항공(020560)이 매물로 등장했을 때부터 인수 의사를 밝혔던 애경그룹은 운영하는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089590)과 아시아나항공 및 계열 LCC인 에어서울·에어부산(298690)을 합하면 국내에서 절반이 넘는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다. 애경은 “다음달 인수협상 대상 후보군(쇼트리스트)에는 포함돼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겉으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재무적투자자(FI)와 결합해 인수력을 높일 예정이다.


애경이 최소 실사 단계는 가겠다고 밝힌 것은 국적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 실사만 진행해도 핵심 경영 노하우를 확보해 제주항공 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애경이 아시아나항공을 품는다면 항공기 보유 대수만 150대를 훌쩍 넘는 대형 항공그룹을 만들 수 있다. 특히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그룹 규모가 대폭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다만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했을 때 세계 주요 항공사들과 체결한 항공동맹 ‘스타얼라이언스’의 회원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점은 단점으로 거론된다. 애경그룹의 규모가 기존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 작을 뿐 아니라 과거 브리티시미들랜드국제항공(BMI)이나 타카항공·블루원 등은 항공사가 매각되거나 합병됨에 따라 스타얼라이언스를 탈퇴하기도 했다. 또 애경은 자금을 지원해줄 FI를 유치하지 못할 경우 ‘승자의 저주’로 자금난에 빠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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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006800)와 손을 잡은 현대산업개발은 사업 다각화를 목표로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현대산업은 호텔신라와 면세점 사업을 함께 진행 중이라 항공업에 진출할 경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현대자동차·현대중공업·현대모비스 등 범현대가 계열사들이 아시아나항공을 우선적으로 이용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원 확보가 가능하다. 특히 최근 현대산업은 건설 사업을 넘어 한솔오크밸리를 인수하는 등 레저 부문의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면 금호리조트·골프장 등까지 손에 쥘 수 있어 충분히 매력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미래에셋대우는 박현주 회장이 항공업 라이선스 투자를 지시하며 아시아나항공 투자구조까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부펀드’인 KCGI는 대한항공(003490)의 주요 주주이자 한진칼 2대 주주기도 하다. 이 때문에 KCGI가 아시아나항공 실사에 참여한다면 운영 노하우를 습득해 대한항공에 접목할 수도 있다. 또 인수에 성공하면 국적기 항공사 두 곳의 주주로 의결권을 확보할 수 있다. 다만 매각 측이 사모펀드(PEF)가 단독으로 인수하는 것에 대해 사실상 불가 방침을 내세우며 KCGI와 손을 잡은 전략적투자자(SI) 여부에 따라 성패가 결정 날 것으로 전망된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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