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둘러싸고 쏟아지는 각종 의혹과 관련해 자동차부품업체인 익성의 존재가 주목을 받는다. 코링크PE가 추진한 주요 사업 곳곳에서 익성이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코링크PE가 사모펀드를 통해 투자한 웰스씨앤티가 설립 초기부터 ‘브레인’ 역할을 해왔다면 익성은 ‘조력자’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찰 수사에서 코링크PE의 우회상장 계획과 공공사업 수주 의혹에 익성이 얼마나 관여했는지 규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4일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실이 입수한 코링크PE 내부자료를 분석한 결과 코링크PE는 익성의 투자유치·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며 서울시 지하철 공공와이파이 사업 주요 파트너로 익성을 거론했다. 코링크PE는 ‘20160307 익성 투자 제안서’ 문서에서 기관투자가 등에 143억원을 출자받은 펀드로 익성 지분 30%가량을 인수한 뒤 기업공개 등으로 수익을 내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익성·코링크·투자유치 맨데이트’라는 문서에는 코링크PE가 익성의 자금조달 업무를 배타적으로 수행하겠다는 계약이 담겼다. 실제로 이 계약이 맺어졌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코링크PE는 2016년 설립한 ‘레드코어밸류업1호’ 펀드로 익성 주식을 10%(3만주) 인수해 3대 주주에 오른 바 있다. 이 펀드는 지난 2017년 30%의 내부수익률을 남기고 청산됐다.
또 2016년 초 작성된 ‘지하철 와이파이(WIFI) 사업 구도화 계획(안)’ 문서를 보면 BM모델 상업화 항목에 A사, S사와 함께 익성이 등장한다. 이후 코링크PE는 서울시로부터 관련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피앤피플러스와 투자 위임 계약을 맺었는데 익성은 2017년 피앤피플러스 지분 20%(당시 1만주)를 5,000만원에 취득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이 컨소시엄의 주주 명단에 여권 전·현직 의원 보좌관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업 수주전이 ‘게이트’ 의혹으로 번져가는 모양새다.
익성과 코링크PE의 관계는 최근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코링크PE가 인수한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은 지난해 11월 익성과 10억원대 이차전지 음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두 회사의 연결고리로는 코링크PE의 실제 오너 의혹을 받는 조 후보자의 5촌 조카 조모씨가 꼽힌다. 자동차 마니아인 그는 이모 익성 대표의 자산관리를 해주며 관계를 이어왔다고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더블유에프엠의 사업 홍보에 이 대표가 직접 나섰다는 증언도 나온 상태다. 본지는 익성 측에 입장 확인을 위해 연락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익성은 1997년 5월20일 설립됐으며 자동차 방음재 제조·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주요 주주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대표 66.6%, ‘코에프씨포스코한화케이비동반성장제2호’ 사모펀드 13.3% 등이다. 익성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2017년 699억원에서 지난해 771억원으로 다소 늘었으며 같은 기간 당기 순이익은 3억원에서 26억원으로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