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장관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9 서울안보대화(SDD)’ 개회사를 통해 “자국 이익을 우선으로 추구하기 위한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심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반도 주변의 우려스러운 움직임’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설명하지 않았지만, 최근 한국을 향해 경제·외교·안보적 공세의 수위를 높이고 있는 일본의 행보를 겨냥한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남북문제와 관련, 문재인 정부 들어 성사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 남북미 정상회동, 그리고 9·19군사합의 등을 거론하며 “대한민국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을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1950년 6·25전쟁 이후 70여년간 지속해온 남북의 군사적 대결과 긴장의 세월을 하루아침에 극복할 수는 없었다. 최근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등 여전히 우리 앞에는 많은 난관이 놓여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의 실현이 쉽지 않은 과제라는 점도 인정했다.
정 장관은 ‘평화 수호를 위한 강력한 국방력’도 동시에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인내심을 갖고 신중하게 상호 신뢰를 쌓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대한민국의 안보전략은 ‘힘을 통한 평화’다. 강한 힘이 있을 때 평화를 지킬 수 있고, 평화를 만들 수 있다”며 “우리 군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강력한 국방력으로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국제적으로 확립된 법규에 대한 철저히 준수’, ‘공해상에서의 항행과 상공비행 자유보장’도 공개 거론해 눈길을 끌었다. 중국은 남중국해 인공섬에 군사시설을 세우고 비행훈련 등을 하며 이 해역을 실질적으로 점유한다는 전략을 펴고 있으며, 미국은 이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며 동맹국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항행의 자유 보장’ 입장을 수차례 밝혀왔지만, 정 장관이 다자안보회의 석상에서 공개 언급한 것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한층 힘을 실어준 것으로도 분석된다.
이날 개회식에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참석하기도 했다. 현직 주한미군사령관이 서울안보대화에 참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5 트랙(반관반민) 성격의 서울안보대화는 국방부가 개최하는 국방차관급 연례 다자안보협의체로 올해 8회째를 맞았다. ‘함께 만드는 평화:도전과 비전’을 주제로 이틀간에 걸쳐 진행되는 4개 본회의와 3개 특별세션에는 총 50여개 국가와 5개 국제기구에서 온 국방관리, 전문가들이 참가한다. 중국은 피밍용 군사과학원 부원장(소장), 러시아는 알렉산더 노비코프 국방부 국제군사협력과장이 각각 수석대표로 참석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