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마약왕 구스만 15조원 재산 둘러싼 美·멕시코 신경전 전망

구스만, “멕시코 원주민에 나눠주고파”

멕시코 대통령도 “멕시코로 돌아오길”

2017년 미국으로 인도되는 구스만/EPA=연합뉴스2017년 미국으로 인도되는 구스만/EPA=연합뉴스



멕시코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번 돈 15조 원가량의 범죄수익을 두고 미국과 멕시코 정부의 신경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5일(현지시간) 구스만의 변호인들은 전날 멕시코시티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구스만이 자신의 재산을 멕시코 정부로 옮기고 싶어한다고 밀레니오 등 멕시코 언론이 보도했다. 그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에게 이 재산을 전달해 이를 멕시코 원주민 커뮤니티에 나눠주길 원한다고 했다.

지난 7월 미국 법원은 구스만에게 ‘종신형 더하기 30년형’이라는 중형을 선고했고 마약 밀매 등으로 모은 재산 126달러(약 15조원)에 대해 추징을 구형했다. 그러나 구스만은 자신에게 그 정도 재산이 없다고 말했다. 그의 변호사 호세 루이스 곤살레스 메사는 이날 “만약 그 정도 돈이 있다면 미국의 것이 아닌 멕시코의 소유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소식을 접한 멕시코 대통령도 반색을 드러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5일 기자회견에서 “구스만의 말이 사실인지는 알 수 없으나 보도대로라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미국이 멕시코 범죄자나 범죄 용의자로부터 몰수한 것들이 모두 멕시코로 돌아오길 바란다”며 “미국 정부 몰수 자산을 넘겨받는 데 필요한 법적 절차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 정부가 구스만에게 추징한 돈을 멕시코 정부에 쉽게 넘겨줄지는 의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멕시코 마약 범죄자들이 미국에서 이익을 취한다고 지적해왔다. 이와 관련해 멕시코 범죄인의 몰수 자산을 돌려받으려는 멕시코 정부의 계획에 “미국 정부가 눈살을 찌푸릴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악명높은 마약왕 구스만은 멕시코 마약 조직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끌며 마약 밀매 및 살인교사 등 여러 범죄를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의 억만장자 명단과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명단에도 이름이 실리기도 했다. 1993년 처음 체포된 후 멕시코에서 두 번이나 탈옥했다가 체포됐고, 2017년 1월 미국으로 신병이 인도돼 현재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 위치한 최고 수준 보안의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정아임인턴기자 star454941@sedaily.com

정아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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