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단독]병리학회 "논문 취소사유가 IRB? 조국 딸 논문에 기여 안했다"

與 "제1저자는 주된 취소사유 아냐"…학회 정면반박

曺 "논문취소 딸아이와 관련 없어…IRB 알지도 못해"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인사청문회장인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열린 인사청문회장인 국회 법사위 회의실에 들어서고 있다./연합뉴스






병리학회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의 고교시절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단국대 논문의 취소사유가 IRB(연구윤리심의위원회) 통과 여부를 허위기재했기 때문만이 아니라, 저자 자격(authorship) 역시 충족하지 못했기 때문임을 분명히 했다.


장세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은 조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인 6일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논문의 직권취소 사유는 △IRB 승인 허위기재 △연구 과정 및 결과 신뢰성 △저자 역할의 부적절성 세 가지라고 밝혔다. 장 이사장은 문제 논문의 교신저자이자 딸 조모(28)씨의 지도교수였던 장영표 단국대 교수가 “조씨가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학회 측에 소명했다”는 사실도 공개했다.

전날 병리학회는 편집위원회 회의에서 위원 전원의 만장일치 하에 2009년 8월 게재된 논문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에서 나타나는 eNOS 유전자의 다형성(eNOS Gene Polymorphisms in Perinatal Hypoxic-Ischemic Encephalopathy)’을 직권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조씨는 이 논문에 본인이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는 내용을 고려대 지원 시 자기소개서에 기재했다. 논문 직권취소가 고려대 입학취소 심의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여권에서는 논문 취소는 연구윤리심의위원회 허위 기재 때문이며 조 후보자 딸의 제1저자 기재와는 상관없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청문회에서 “병리학회가 논문 취소 결론을 내리면서 대표적으로 언급한 문제는 IRB를 거치지 않았음에도 위조해 연구과정 및 결과에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 후보자 딸의) 제1저자 문제와 관련해서는 당시에는 관련 규정이 없었고 2012년 만들어진 기준으로 보면 부정행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라며 “병리학회의 이 같은 입장은 조 후보자의 이야기와 일치한다. 조 후보자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당시에는 (저자 관련) 기준이 모호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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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조 후보자도 “논문 취소는 딸 아이와 관련이 없다”고 말했다. 조 후보자는 “병리학회가 논문을 취소한 것은 장영표 교수님 문제이지, 제 딸 아이 문제는 아니다”라며 “제 딸 아이는 IRB(기관생명윤리위원회)를 알지 못하고 체험활동하고 인턴을 한 것이 전부”라고 했다.

0515A03 조국 청문회 주요 의혹


그러나 병리학회는 이는 주장에 불과하다고 전면 반박했다. 장 이사장은 “당시에 규정이 없었다고 해서 (잘못된) 저자표기가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라며 “더군다나 장영표 교수는 (조 후보자의 딸 조씨가) 논문에 기여한 바가 없다고 소명했다”고 강조했다.

장 이사장은 “(연구부정으로 직권취소돼) 논의할 가치가 없는 논문”이라면서도 “저자 기여 여부가 주된 취소사유가 아니라는 여권 주장은 그들의 해석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회의록을 통해 밝힌 것처럼, 논문 취소의 사유는 세 가지”라고 말했다. IRB 승인 여부를 허위 기재한 것뿐 아니라 연구에 기여하지 않은 고등학생이 제1저자로 표기된 사실도 직권취소에 동등한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다만 병리학회 측은 편집위원회 회의록을 추가적으로 공개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또 장 교수나 민주당의 학회 발간 저널에 대한 폄훼성 발언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고려대 측은 병리학회의 논문 직권취소가 나왔지만 섣불리 조 후보자 딸의 입학취소 여부를 결정하진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날 고려대 관계자는 “병리학회의 논문 직권취소 결정보다는 검찰이 지난번 학교에 압수수색 한 것에 대한 결과가 나와야 이에 따라 조 후보자 딸의 입학취소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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