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추석연휴 장염 조심...고열·혈변 땐 빨리 병원으로

9세 이하 어린이 환자 가장 많아

지사제 먹으면 되레 합병증 위험

기도에 음식물 걸리면 기침 유도

상황 위급하면 하임리히법 반복을

화상에 얼음 금물…통증악화 우려

추석 연휴에는 장거리 이동, 평소와 다른 환경 때문에 피로·스트레스가 쌓이고 장염이나 음식물이 기도를 막거나 화상을 입는 사고도 심심치 않게 일어난다.

발열은 소아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주된 요인 중 하나다. 지난 2017년 추석 연휴에 발열로 병원을 찾은 이들 중 56%가 9세 이하였다. 발열은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이 아니라면 무조건 병원을 찾을 필요는 없다. 아이가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4~6시간 간격으로 먹인다.


생후 100일 이전인 아기는 면역력이 낮아 침투한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몸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높다. 열이 나면서 경련발작을 하는 열성경련이 5~10분 이상 지속되거나 24시간 이내 재발할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으로 간다.




◇두드러기 올라오면 섭취 중단, 항히스타민제 복용

명절에는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기에 소화능력이 약한 아이들은 배탈이 나기 쉽다. 조리한 음식과 익히지 않은 음식은 같이 보관하지 않고 재가열한 음식이 또 남은 경우 쉽게 상할 수 있으니 버리는 게 좋다. 2017년 추석 기간 약 2만6,900명이 장염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9세 이하 어린이가 32%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장염은 설사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수분을 제대로 공급하지 않는다면 탈수로 이어질 수 있다. 가장 중요한 치료는 충분한 수분 공급. 물을 마시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물보다 흡수가 잘 되는 이온음료도 좋다.

혈변이나 고열을 동반한 심한 장염은 설사를 빨리 멈추려고 지사제를 먹으면 질병의 이환기간이 길어지고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김원영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심한 복통을 동반하면서 어지러워 몸을 지탱하기 어려울 경우, 체온이 섭씨 38도 이상으로 열이 나면서 어지러운 증세가 48시간 이상 지속될 경우, 변·토사물에 혈액이 보일 경우, 마비 증상이나 복시·호흡곤란·사지무력감 등의 증상이 보일 경우, 평소 간질환이 있거나 알코올중독인 사람이 어패류를 먹은 뒤 오한·열이 나고 의식이 흐려질 경우 빨리 병원으로 가 전문의에게 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 치료가 필요한데 상태가 좋아지더라도 치료를 끝까지 해야 항생제에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김기은 강남차병원 교수는 “아이들은 장염이 끝나더라도 장에 손상을 입어 며칠 더 설사 증상 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음식을 제한하고 물을 충분히 마시게 해야 한다”며 “장염은 전염성이 높아 증상을 보이면 어린이집 등에 보내지 말고 보호자도 손을 자주 씻고 음식을 따로 먹는 등 세심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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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다가 몸에 조금이라도 두드러기가 올라오면 음식물 섭취를 중단하고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해 대증적 치료를 할 수 있다. 다만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즉시 가까운 응급실에 가 진료를 받아야 한다.



◇기도에 걸린 음식물 제거방법 나이 따라 달라

추석 명절에는 송편 등 질긴 떡을 많이 먹는데 씹는 기능이 약한 아이와 노인은 목에 걸리는 일이 자주 발생한다. 2017년 추석 연휴 기간에 이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가 1,000명을 넘었다.

기도에 이물이 걸린 경우 의식이 있으면 우선 기침을 유도한다. 기침을 할 수 없을 만큼 위급한 상황이라면 뒤에 서서 허리를 팔로 감고 주먹 쥔 손을 명치 아래에 놓고 빠르게 위로 밀쳐 올리는 동작(하임리히법)을 반복해 이물이 밖으로 배출되도록 한다. 의식이 없다면 즉시 119에 신고하고 환자를 눕힌 다음 심폐소생술 때 시행하는 가슴압박을 한다.

1세 이하 영아라면 얼굴이 아래로 향하도록 하고 손바닥으로 아이의 어깨뼈 사이에 있는 등을 5회 정도 두드려 준다. 그리고 앞으로 돌려 가슴 한가운데를 5회 압박하고 입안의 이물질을 제거해준다. 이물질이 눈에 안 보이거나 깊숙이 있으면 건드리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간다.

새로운 공간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는 날카로운 물건에 베이는 등 상처가 나기 쉽다. 상처가 깊거나 출혈이 심한 경우 119에 연락하거나 병원 진료를 받는다. 그전까지는 상처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하고 거즈나 깨끗한 수건, 옷으로 감싸고 손가락이나 손으로 상처 부위를 직접 압박한다. 감싼 거즈·수건·옷 등이 피에 다 젖더라도 거즈나 천을 제거하지 말고 그 위에 덧대는 방식으로 압박해 지혈한다. 출혈이 멈추거나 느려지면 끈 등으로 거즈 등을 고정하되 너무 세게 묶어 혈류를 방해하지 않도록 한다.

불에 달궈진 조리도구나 뜨거운 기름에 피부가 닿았다면 흐르는 수돗물로 상처 부위를 식혀준다. 상처가 깊어지는 것을 피할 수 있고 화상에 의한 통증이나 부종·쇼크 등을 막을 수 있다. 얼음이나 너무 차가운 물은 통증을 악화하거나 손상이 깊어질 수 있으므로 피한다. 이후 화상 부위가 붓기 전에 깨끗한 천으로 상처 부위를 감싸고 빨리 병원으로 간다.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는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제거하지 않는다.

뜨거운 이물질이 눈에 닿으면 눈을 비비지 말고 흐르는 수돗물에 눈을 세척한다. 그래도 이물이 계속 있는 경우 손수건이나 수건으로 양쪽 눈을 가린 채 응급실로 간다. 눈동자가 움직이는 것을 방지해 이물에 의한 각막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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