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중국 시장의 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현지 최고경영자(CEO·총경리)를 중국인으로 교체했다. 현대·기아차(000270)가 중국에 진출한 후 중국인 총경리는 처음이다. 특히 합작사인 둥펑위에다기아에서 한국 측이 맡기로 한 총경리 자리를 현지인으로 발령낸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겠다는 정의선 현대차(005380)그룹 총괄수석부회장의 의지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설영흥 부회장 등 대만 국적 화교 임원이 합작법인의 총경리를 맡다가 2014년 설 부회장이 물러나며 한국인 임원으로 교체됐다.
9일 기아차는 리펑(李峰·사진) 전 바오능그룹 상무부총경리를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에 임명했다. 리 총경리는 기아차의 중국 내 생산, 판매, 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하며 중국 사업의 재도약을 위한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계획이다. 리 총경리는 1996년 베이징기차복전 자동차공정 연구원 원장으로 시작해 기서기차 부총경리, 베이징기차고분 총재 등 현대차의 합작법인인 베이징기차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2009년부터 4년간 베이징현대 부총경리로 근무하며 현대차와 인연을 맺었다.
기아차의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사업 조직 개편에 이어 현지인을 총경리에 최초로 임명하며 신속하게 현지 시장 상황에 대응할 것”이라며 “중국 시장에서 본연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마케팅 역량, 고객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존의 진병진 둥펑위에다기아 총경리는 현대차 앨라배마생산법인(HMMA)으로 부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