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머드급 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럭셔리 호텔들이 국내에 속속 상륙하면서 호텔 업계의 지각 변동이 예상되고 있다. 서울 여의도와 광화문에 자리잡은 콘래드와 포시즌스에 이어 이번엔 강남 압구정동 한복판에 하얏트의 럭셔리 브랜드 ‘안다즈’가 첫 한국 지점을 개관했다. 국내 럭셔리 호텔 시장이 ‘호캉스(호텔에서 즐기는 바캉스)’ 트렌드에 힘입어 서서히 성장세를 키워가는 가운데 안다즈를 시작으로 ‘페어몬트’, ‘소피텔’, ‘메르디앙’ 등 내후년까지 글로벌 럭셔리 호텔이 줄줄이 오픈할 예정이라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후안 메르카단테 안다즈 서울 강남 총지배인은 9일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의 럭셔리 호텔 시장이 매년 4~5%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안다즈만의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 고객들을 사로잡겠다”고 밝혔다.
지난 6일 문을 연 안다즈 서울 강남은 안다즈 브랜드로는 전 세계에서 21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한국에 들어섰다. 25개 스위트룸을 포함한 241개 객실과 라운지, 다이닝 레스토랑, 회의공간, 수영장 등을 갖췄다. 인테리어는 네덜란드 크리에이티브 디자인팀 ‘피에트 분 스튜디오’가 맡았다. 한국 조각보 등에서 나타난 색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것이 특징이다. 또 압구정동에 입지해 이곳을 찾은 고객이 한국의 고급 문화를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라고 안다즈 측은 설명했다.
호텔업계는 안다즈가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는 한국 럭셔리 호텔 시장 규모를 넓혀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5성급 이상의 국내 럭셔리 호텔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13년 4,573억원에서 지난해 5,807억원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지금까지 국내에 개장한 럭셔리 호텔은 2012년 콘래드, 2015년 포시즌스, 2017년 시그니엘 정도로 이번 안다즈의 상륙이 다른 럭셔리 호텔의 한국 진출 물꼬를 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글로벌 호텔 체인 아코르의 럭셔리 브랜드 ‘페어몬트’와 ‘소피텔’이 내년과 내후년 연이어 한국 개장을 앞두고 있다.
안다즈 서울 강남의 객실 요금은 디럭스룸이 30만원대 중후반, 스위트룸이 60만원대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유동적이지만 일단 오픈을 맞아 포시즌스 등보다 낮은 가격을 책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럭셔리 호텔이 최근에 급격하게 늘어나면서 약간의 출혈경쟁이 있다”며 “호캉스 트렌드가 더욱 보편화되면 가격도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