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도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의 급속한 감소에다 주력산업 성숙화,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부진 등으로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우려할 정도다. 벌써 민간연구기관들은 머지않아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공개한 보고서에서 2021~2025년에는 2% 초반, 2026년 이후에는 1.9%로 하락하고 2031년부터는 1.7%로 주저앉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 경제가 가진 노동력과 자본·기술력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달성할 수 있는 성장률이 현재 2% 중반 수준이며 불과 6년 뒤에는 1%대로 낮아진다는 얘기다.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면 산업경쟁력이 약해지고 실업률이 높아진다. 가계 소득도 줄면서 내수가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이대로 가다가는 다음 세대에 성장판이 닫힌 한국 경제를 물려주지 않을지 두렵기까지 하다. 이런데도 정부는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며 낙관론만 펴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무디스·피치 등은 “대외 건전성 등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면서도 성장동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는데 이 부분은 외면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을 확충하려면 민간에 활기를 불어넣는 게 시급하지만 핵심 규제는 그대로인데다 노동개혁은 손도 대지 않고 있다. 오죽하면 한은이 “노동시장 등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는 게 절실하다”고 했겠는가. 청와대와 정부는 이제라도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을 직시하고 대응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규제 완화를 통한 기술혁신, 생산성 제고 등 가야 할 방향은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