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추억속으로"...게임도 레트로 열풍

와우·바람의나라·리니지2 등

1990, 2000년대 흥행작 재소환

2030세대 모여 '추억 공유' 바람

업계 "인기 검증돼 안정매출 기대"




게임업계에 어릴 적 향수를 자극하는 레트로(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흥행했던 게임들이 현대적 그래픽과 감성으로 재해석돼 소환되는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 넥슨의 ‘바람의 나라’, 엔씨소프트(036570)의 ‘리니지2’ 등이다. 이에 최근 등장한 ‘온라인 탑골공원’, ‘사이버 경로당’이란 표현이 게임에서까지 이어지고 있다. 2030 세대들이 유년시절 즐기던 게임에 모여 추억을 공유하는 것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블리자드가 지난달 27일 와우 출시 초창기 모습을 재현한 ‘와우 클래식’을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 직후 주요 서버에서는 1만명이 넘는 대기열이 생겼다. 블리자드 코리아 측은 서버를 최대동시접속자 수 1만명에서 1만5,000명으로 증설했다.

일명 와저씨(와우 이용자)들도 PC방 문을 다시 두드렸다. 엔미디어플랫폼이 제공하는 PC방 게임 통계서비스 더로그에 따르면 와우는 클래식 출시 직후 사용시간이 8월 5주 기준 전주 대비 약 109.7% 올랐다. PC방 게임 사용시간 순위에서도 3계단 올라 9위에 안착했다.


‘바람의 나라’도 옛 추억을 자극하기 위해 출격 대기 중이다. 김진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지난 1996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바람의 나라’는 2011년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상용 서비스 중인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 넥슨은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온라인 게임 ‘바람의 나라’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바람의 나라:연’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하고, 연내 정식 출시를 목표로 개발 마무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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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도 2003년 출시됐던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모바일로 재해석한 ‘리니지 2M’을 오는 4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지난 5일부터 시작한 사전예약은 18시간 만에 200만명을 돌파해 흥행을 예감케 했다.

게임업계에 부는 이 같은 레트로 열풍은 유년시절 이 게임들을 즐겼던 세대들이 이제 20대~30대 주요 소비층으로 성장한 덕분이다.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년시절에는 게임 아이템을 쉽게 구매하지 못했던 세대들이 이제는 아이템을 부담 없이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예전에 즐겼던 게임이라 어떤 아이템을 구매하면 좋은지에 대한 이해도 있어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레트로에 대한 요구가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게임사들이 신규 지식재산권(IP) 게임 흥행에 실패하자 기존 IP를 통해 새로운 돌파구를 찾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최근 많은 게임사가 신규 IP에 도전했으나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예를 들어 ‘마비노기’로 유명한 스타 개발자 김동건 넥슨 프로듀서가 총괄을 맡았던 넥슨의 ‘어센던트 원’이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6개월 만인 지난달 14일 서비스를 종료한 바 있다.

업계관계자는 “신규 IP가 줄줄이 실패하는 와중에 또다시 신규 IP 개발을 위해 몇십억원에서 몇백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부담될 수밖에 없다”면서 “인기가 이미 검증된 IP를 활용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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