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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상중 "액션·웃음 코드는 마동석 몫...그런데 말입니다, 무게중심은 나죠"

영화 '나쁜 녀석들:더무비'로 50대 전성기…형사 오구탁 역 맡아 존재감

"나도 웃기고 싶은 욕망 있지만 작품 큰 흐름 보는게 더 중요"

시사프로서 연극무대 출연까지 흥행 보증수표 베테랑 배우로

배우 김상중이 영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 속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성형주기자배우 김상중이 영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 속 역할에 대해 설명하면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성형주기자



김상중(54·사진)은 ‘믿고 보는’ 배우 중 하나다. 20~30대 스타들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연기에 연륜이 묻어나고 작품을 보는 안목이 탁월해 신뢰감을 준다. 드라마와 영화, 예능을 오가는 배우들이 많아도 김상중처럼 시사프로그램과 연극까지 넘나드는 배우는 드물다.

그는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그것이 알고 싶다’를 13년째 진행하며 “그런데 말입니다”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최근 출연한 ‘미저리’는 연극으로는 이례적으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올라 손익분기점을 넘기며 큰 인기를 끌었다. 또 개봉 4일 만에 200만 이상을 동원하며 추석 시장의 승자가 된 ‘나쁜 녀석들 : 더 무비’에서는 형사 오구탁 역을 맡아 존재감을 드러냈다. 나이 50세를 넘어 배우로서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셈이다.


그는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오구탁은 영화에서 무게 중심을 잡고 큰 흐름을 보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오구탁은 강력 범죄자들을 모아 특수범죄수사과를 결성한 뒤 더 악질 범죄자들을 잡아낸다. 그는 “나 역시 웃기고 싶은 내적 욕망이 있고, 화려한 액션 신도 대역 없이 소화할 수 있지만 누군가 튀려고 하는 순간 영화는 망한다”며 “강력한 액션과 웃음 코드는 영화에서 ‘전설의 주먹’인 박웅철 역의 마동석 몫”이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마동석의 영화’라는 것이다. 그는 튀지 않는 대신 영화의 강약을 노련하게 조절한다. 작품 해석력과 방향성을 분명히 알고 있는 베테랑 배우의 통찰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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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에서 오구탁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이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기자영화 ‘나쁜 녀석들 : 더 무비’에서 오구탁 역을 맡은 배우 김상중이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는 1992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래 문성근, 오세훈, 정진영, 박상원 등이 진행을 맡았다. 바통을 이어받은 김상중은 장수 진행자로서 대중에게 신뢰감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목소리 톤, 시선 처리 등이 굳어지면서 배우로서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는데 제약 요인이 될 수 있겠다는 의문도 들었다. 그는 “미제 사건 등을 추적하고, 진실을 좇고, 정의를 추구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이미지가 고착될 수는 있다”면서도 “그런데 말입니다, 저는 그런 모습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습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그는 정색을 하더니 “연기를 하며 고정된 이미지를 가장 경계하고 있다”며 “새롭게 진화하려 노력한 결과물이 오구탁 캐릭터”라고 덧붙였다. 또 ‘그런데 말입니다’는 그의 아이디어라고 한다. ‘그런데’ 등 보다 공손한 표현을 찾다 보니 ‘그런데요’는 좀 가볍다고 느껴져서 ‘그런데 말입니다’를 발음해보니 괜찮은 것 같아서 사용하게 된 것.

그는 1990년 극단 ‘신화’의 창단 멤버이다. 하지만 연극에는 거의 출연하지 않다가 연극 ‘미저리’에서 안재욱과 더불어 폴 셸던 역에 더블 캐스팅돼 김성령·길해연(애니 윌크스 역)과 호흡을 맞췄다. ‘미저리’는 동명의 영화가 원작으로 교통사고를 당한 베스트셀러 작가 셸던을 그의 광팬인 윌크스가 구조해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가 감금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물이다. 오랜만에 연극에 출연한 계기에 대해 제작사 대표와의 의리 때문이라고 했다. ‘미저리’는 지난해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무대에 짧은 기간 올려졌고 올해는 앙코르 공연이다.

그는 “대표가 좀 도와달라고 해서 다시 출연하게 된 거예요. 손익분기점을 훨씬 넘겼다고 하니 다행”이라면서도 “다시는 ‘미저리’에서와 같은 베드신은 찍고 싶지 않아요. 혼자서 막 이렇게 누워서, 허둥대는 베드신은 정말 사양할래요”라고 웃어넘겼다. 작품에서 윌크스는 셸던이 도망가지 못하도록 침대에 묶어두고 심지어는 둔기로 내리쳐 셸던의 다리를 망가뜨리기도 한다.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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