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과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계절, 가을이 찾아왔다. 무더운 여름에는 가죽 스트랩의 시계를 착용하는 것조차 부담스럽고 가죽 재킷을 걸치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었지만 서늘해지는 날씨에 가죽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스트릿 브랜드에서부터 럭셔리 브랜드까지 가죽을 소재로 한 다양한 패션 아이템을 내놓고 있다.
이 중에서도 스페인 럭셔리 브랜드 ‘로에베(LOEWE)’는 이번 시즌 가죽에 대한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한다. 로에베는 1846년 스페인 마드리드의 작은 공방에서 탄생한 브랜드다. 독일 출생의 앤리케 로에베 뢰스버그가 합류해 그의 이름을 딴 현재의 브랜드명이 탄생했다. 지난 1905년에는 스페인 왕실의 공식 납품업체로 지정되며 독보적인 가죽 명가로 이름을 알렸다. 2014년에는 패션계에서 촉망받는 디자이너인 조나단 앤더슨(Jonathan Anderson)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영입하며 독일인 창업자에게서 물려받은 특유의 장인정신과 스페인의 화려한 감성에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더하며 로에베의 독특한 DNA를 구축했다.
‘크래프트 시상식’ 열어
후대 브랜드 육성도 앞장
◇4회째 시상식 주최...장인 정신의 ‘맥’을 이어가= 가죽 공예에 대한 로에베의 집념은 후대 브랜드 육성을 위한 활동으로 이어진다. 지난 2016년 로에베 재단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조나단 앤더슨의 구상 아래 현대 장인들의 독창성과 재능, 예술적 가치를 기념하기 위한 ‘로에베 크래프트 시상식’을 설립했다. 만 18세 이상의 모든 공예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로에베 크래프트 시상식은 우승자에게 현금 5만 유로를 상금으로 전달한다.
올해로 4회차를 맞은 로에베 크래프트 시상식은 다음 달 30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응모작을 접수 받는다. 지난 시상식에는 전 세계 100개국에서 2,500개의 응모작을 받았다. 조나단 앤더슨은 “이번 4회 크래프트 프라이즈는 지난 시즌에 이어 가죽 공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쌓아갈 것을 기대한다”며 “이 시상식이 공예와 오늘날 문화의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고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020 크래프트 시상식의 심사는 전 세계 디자인, 건축 등 분야의 인물로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검토를 거쳐 진행된다. △독창성 △아티스틱 비전 △기술적 완성도 △소재의 완벽함 △이노베이션 등을 기준으로 최종 후보자 30여 명을 선정한다. 이후 최종 후보자의 작품은 프랑스 파리에 위치한 장식미술박물관에서 내년 상반기에 전시될 예정이며 이 중 최종 우승자가 선정된다.
말 안장 빗댄 ‘게이트 백’
‘벨트 백’ 변형…만능템으로
올리브·와인 등 차분한 색상
파랑·주홍빛으로 다채로움 더해
◇가을의 우아함을 입다= 가을과 겨울에 돋보이는 로에베 컬렉션이 올해는 더욱 특별해졌다. 로에베를 대표하는 가방 중 하나인 ‘게이트 백(GATE BAG)’이 최근 유행하는 벨트 백 버전으로 진화한 것이다. 말에 놓는 안장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은 게이트 백은 이번 시즌 허리에 둘러매는 벨트 백 디자인으로 변형되면서 캐주얼룩은 물론 오피스룩에도 스타일리시하게 소화할 수 있다. ‘게이트 범 백(GATE BUM BAG)’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번 신제품은 블랙, 탠(브라운), 스틸 블루, 파스텔 핑크, 와인 등 다양한 색상으로 구성했다.
지난 봄·여름 시즌에 처음으로 선보였던 ‘라조백(LAZO BAG)’은 미니 사이즈 열풍에 맞춰 작고 귀여운 ‘미니 라조(Mini Lazo)’로 출시됐다. 토트 백으로 연출하거나 스트랩을 연결해서 크로스바디 백으로도 스타일링 할 수 있다.
로에베 패션에서는 가을 느낌이 물씬 풍긴다. 차분한 느낌의 블랙과 올리브, 네이비, 와인 색상이 주를 이루고 밝은 파란색과 선명한 주홍빛의 색상이 다채로움을 더했다. 우아한 스타일의 코트가 컬렉션 전반에 자주 등장하고 과장된 옷깃, 밖으로 드러난 포켓, 꼬임, 사선 커팅, 부풀려진 듯한 실루엣 등의 독창적인 디테일도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