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北 체제보장 요구 하루만에 트럼프 "평양행, 아직 가야할 길 남았다"

트럼프, 방북 질문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

평양행 여지는 열어 둬 "어느 시점에 할것"

北비핵화 전 방북 시 비판여론 차단 포석

폼페이오 日외무상과 北 FFVD 목표재확인

북미, 실무협상 앞두고 신경전 최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북한이 북미 실무협상을 거론하며 체제보장 및 제재해제를 미측에 요구한 지 하루만인 16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 정상회담을 위한 방북 문제에 대해 “아직 가야 할 길이 남았다”며 선을 그었다.

이는 임박한 실무협상을 앞두고 북한의 요구에 대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 비핵화’(FFVD)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요구에 대해 강경 기조를 유지하는 것은 지난해 1차 북미정상회담의 교훈 때문인 것으로 관측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1차 정상회담 후 미 정치권로부터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방안이 없는 ‘빈손 회담’을 진행했다는 비판에 시달렸다. 이에 따라 미 조야에서는 정상회담 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 마련을 위한 실무협상의 중요성이 강조돼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북한으로 초청했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에 대해 언급하길 원하지 않는다”고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이어 “관계는 매우 좋다”며 김 위원장과의 ‘톱다운 케미’를 거듭 강조한 뒤 “그러나 나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고 즉답을 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기꺼이 갈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아마도 아니다(Probably not)”라며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는 전날 북한의 체제보장 및 제재해제 요구에 대해 선(先) 비핵화를 강조한 것으로 실무협상을 앞두고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신임 일본 외무상과 북한의 FFVD에 대한 공동의 목표를 재확인하는 등 북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조선 중앙통신=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월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군사분계선을 넘고 있다./조선 중앙통신=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3차 정상회담을 위한 평양행 가능성은 열어뒀다.

그는 “나는 어느 시점에, 나중 어느 시점에 그것(평양 방문)을 하게 될 것”이라면서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따라 나는 그(김 위원장) 역시 대단히 미국에 오고 싶어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김 위원장의 미국 워싱턴 DC 방문의 가능성도 언급했다.

하지만 “그러나 나는 그에 대해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나는 우리에게 아직 가야 할 길들이 남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북한이 실무회담에서 자신들의 요구조건을 피력한 데 이어 미국 역시 FFVD라는 목표를 분명히 제시함으로써 북미 실무협상은 이른 시일 내 개최될 것으로 전망된다.

9월말이나 10월초 열릴 것으로 보이는 실무협상에서는 북미가 비핵화 방안과 관련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영변 핵 시설 폐기에 따른 상응조치를 원하는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해법과 북한의 포괄적 로드맵 마련을 통한 선(先) 비핵화 후(後) 상응조치를 주장하는 미국의 일괄타결식 빅딜 간 입장 차가 커 협상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이 담화를 통해 “나는 가까운 몇 주일 내에 열릴 수 있을 것으로 보는 실무협상이 조(북)·미 사이의 좋은 만남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미국이 어떤 대안을 가지고 협상에 나오는가에 따라 앞으로 조·미가 더 가까워질 수도 있고 반대로 서로에 대한 적의만 키우게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강조하는 새 계산법이 미국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 중단 등 체제보장과 대북제재 해제에 있음을 시사한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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