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상과학(SF)을 좋아하는 영화 관객을 설레게 할 영화들이 연이어 스크린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우주로 지적생명체를 찾아 떠나는 이야기부터 복제 인간이 구현된 세상, SF 팬들의 향수를 자극할 고전 명작까지 다채로운 영화가 가을 극장가에 풍성하게 펼쳐진다. 스릴러, 액션, 애니메이션 등 미래를 영화로 담아낸 방식도 다양해 입맛대로 골라볼 수 있다.
가장 먼저 스크린을 찾아온 영화는 지난 19일 개봉한 ‘애드 아스트라’이다. 우주를 배경으로 육군 소령 로이가 지적생명체를 찾다 실종된 아버지의 흔적을 추적하는 여정을 그렸다. ‘비열한 거리’ ‘이민자’ 등으로 인간에 집중해 온 제임스 그레이 감독은 웅장한 스케일보다는 이번에도 우주 속에서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람의 감정을 조명했다. ‘인터스텔라’ ‘덩케르크’ 등을 촬영한 호이트 반 호이테마가 촬영감독으로 참여한 만큼 영상미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브래드 피트가 주연으로 참여한 작품은 제76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도 했다.
복제인간 기술이 구현된 지구를 배경으로 한 작품도 있다. ‘레플리카’와 ‘제미니 맨’이 그 주인공이다. 오는 25일 개봉 예정인 ‘레플리카’는 생명 공학자 윌 포스터가 가족을 되살리기 위해 복제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노리는 세력을 피해 달아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다음달 9일 관객을 만나는 ‘제미니 맨’도 복제인간이 소재이다. 복제된 자신이 적으로 등장하고 복제기술을 없애는 게 목표라는 점에서 앞선 영화와 결을 달리한다. 코미디부터 액션까지 능통한 배우 윌 스미스가 1인 2역을 연기하며 ‘와호장룡’ ’색, 계’ ‘라이프 오브 파이’ 등으로 폭넓은 작품세계를 보여온 이안 감독이 연출을 맡아 화제를 모았다.
신작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고전 명작까지 가세해 SF영화 선택지를 넓히고 있다. 오는 25일에는 ‘매트릭스(1999)’가 개봉 20주년을 기념해 4DX로 재개봉한다. 기계가 인류를 가상현실에 가둬 지배하는 미래를 배경으로 주인공 네오가 인류 해방을 위해 투쟁하는 내용이다. 슈퍼슬로우모션과 와이어를 활용해 구현한 초현실적인 액션 장면은 20년이 지난 지금 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시리즈 첫 회가 제7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편집상, 음향상, 음향편집상, 시각효과상을 거머쥔 매트릭스는 지난달 시리즈 4번째 영화 제작이 확정됐다.
이어 1999년 개봉한 ‘아이언 자이언트’도 다음달 17일 극장가를 찾는다. 우주에서 떨어진 거대 강철 로봇 ‘자이언트’와 시골 소년 ‘호가드’의 우정을 그린 애니메이션 영화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디 플레이어 원(2018)’ 외에도 다양한 작품에서 패러디될 만큼 영화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지만, 개봉 당시 흥행에 실패해 국내엔 비디오와 DVD로만 소개되며 아쉬움을 남겼다. 디지털리마스터링을 거쳐 한국 영화관에 첫발을 내딛는 작품은 ‘인크레더블’ ‘라따뚜이’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아카데미 작품상을 2회 수상한 브래드 버드 감독의 데뷔작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