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일 갈등 해법 모색하자"…양국경제인 24일 만난다

한 차례 연기됐던 한일경제인회의가 오는 24일부터 이틀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다. 양국 정부가 상대국을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가운데 재계 인사들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한일경제협회는 일한경제협회와 공동으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한다고 19일 밝혔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민간합동회의로 지난 1969년 시작된 뒤 한 번도 거르지 않고 매년 열려왔다. 애초 5월13일부터 3일간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양국관계 악화로 일정이 미뤄졌다. 나카무라 구니하루 일본무역회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중국과 일본 관계도 어려운 시기가 있었지만 경제계가 확실히 교류해 지금으로 이어졌다”며 “한일 양국 경제인들이 정치 문제와 별개로 손잡고 나아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민간뿐 아니라 정부도 일본과의 접촉에 나선다. 유엔총회 한일 외교장관회담 조율을 위해 20일 도쿄에서 외교부 국장급 회의가 열린다. 이어 25일에는 한일 산업당국 고위관계자가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 이후 처음으로 만날 예정이다. 이날 열리는 수소각료회의에서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계자와 스가와라 잇슈 신임 경제산업상이 만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한일 갈등으로 개최가 불투명했던 한일경제인회의에서는 ‘급변하는 세계 경제 속의 한일협력’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무코야마 히데히코 ㈜일본종합연구소 수석주임연구원은 ‘변화하는 한일 경제관계와 서플라이체인’이라는 주제발표에서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에 대한 영향을 다룬다. 이수훈 전 주일대사도 최근의 한일관계에 대해 의견을 발표한다.


수출규제로 양국 간 무역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한일산업기술페어’는 예정대로 열린다. 매년 경제인회의와 함께 개최된 이 부대행사에서는 한일 비즈니스 상담회, 일본 기술자 초청 기술지도 상담회, 청년 인재 일본 기업 취업상담회 등이 진행된다. 행사 관계자는 “일본 수출규제에 해당하는 민감품목을 다루지 않아 예년과 같이 준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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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협회는 25일 폐회식에서 한일관계 방향에 대한 경제계의 의견과 정책건의를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이후에는 양국 단장의 공동 기자회견이 진행된다. 한일경제협회 관계자는 “최근 한일관계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지만 양국 경제인들이 모여 진솔한 논의를 통해 경제협력 방향 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일본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산업부는 2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수소각료회의에 고위급 인사를 파견할 예정이다. 정승일 산업부 차관과 주영준 에너지자원실장 중 한 명이 참석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일본 측에서는 경제산업성 수장으로 취임한 스가와라 잇슈가 참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가 지난해 처음 개최한 수소각료회의는 수소산업 육성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 회의에는 한국·미국·유럽연합(EU) 등 21개국 정부 고위급 인사와 관련 기업이 참석했다. 관계부처 인사는 “경제산업성이 일본의 수출규제를 주도하는 곳인 만큼 산업부가 참석 여부를 장고한 것으로 안다”며 “보통 고위급 인사 간 만남 전에 현장에서 나눌 얘기를 조율하는데 아직 일본에서 별다른 메시지를 보내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엔총회 외교장관회담 개최를 위한 국장급 협의에서는 민감한 현안들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 일본 외무성 신임 아시아대양주국장과 20일 도쿄에서 만나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로 했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새로 출범한 내각의 각료들이 잇따라 한국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는 만큼 외교수장 간 담판으로는 한일갈등을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국방부는 이날 고노 다로 일본 방위상이 전날 일본 NHK 인터뷰에서 “언젠가 한국 국방장관을 만나고 싶다”고 언급한 데 대해 “제의가 오면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박효정·김우보·박우인기자 jpark@sedaily.com

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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